'사교육 전쟁, 그 해결책은?'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06.2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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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사교육 해소 토론회 개최

"지금까지의 교육은 평준화란 이름으로 30년 넘게 시행해왔지만 소득에 따라 불평등만 심화된 '획일화 교육'이었다."

26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주최로 사교육비 경감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은 여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맡은 정두언 의원이 현재의 교육 현실에 대해 이같이 말하자 대다수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토론회 참석한 패널들은 사교육 개선의 시급성과 공교육 체질개선 등에 대해 한 목소리로 공감했지만 특목고와 대학입학 전형 등 각론에 들어가선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사교육 대책 마련 시급하다" 공감

정 의원은 "지금까지 우리의 교육을 평준화 교육이라고 불러왔지만 오히려 불평등만 심화됐다"며 "그것도 소득에 따른 불평등만 심화됐다"면서 현 교육정책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한재갑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육정책연구소장은 "사교육 부분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것 아니냐"며 "교과부 등에서 여론을 심각하게 담아내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최진 경희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도 "국민모두의 공감대가 형성된 이렇게 명분이 확실한 '전쟁'이 또 있었겠느냐"며 "실질적인 집행력을 갖고 있는 교과부가 앞장서고 손에 잡히는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신절대평가 도입 및 내신비중 축소


미래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인 안선회 한국교육연구소 부소장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단기 대책으로 △고교 입학전형 선진화 △대학 입학전형 선진화 △학원 교습시간 제한 △교원평가 제도화 △예체능 특성화학교 확대 △방과후 영어무상교육 추진 △인터넷 강의 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안 부소장은 대학입시와 관련해 내신절대평가를 도입하고 내신비중을 축소하자고 제안했다. 특목고 입시에도 내신 반영을 대폭 제한하며 외국어고는 외국어와 국어(또는 사회), 과학고는 수학과 과학 내신만을 반영하자고 했다.



이에대해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강윤봉 인간교육실현부모연대 공동대표는 "내신절대평가에는 찬성하지만 내신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내신비중을 줄이면 공교육을 무력화하는 모순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한재갑 소장도 내신절대평가에 동의했지만 "절대평가를 하면서 내신반영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내신부풀리기 방지책 등 절대평가제 시행 시 우려되는 부분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학입시 전형 바꿔야 하나



김선희 한국노총 정책본부국장은 "근본적으로 대학교육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입시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의 높은 교육열과 대학진학율은 학력중심의 왜곡된 노동시장 구조를 더욱 공고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대학서열화 자체를 개선해보자는 좌파 입장과 대학서열화는 내버려 두더라도 학벌주의를 개선해보자는 우파 입장 가운에 어느 길로 나아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다만 대학서열화와 학벌주의를 모두 그대로 두자는 수구파가 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학원교습시간 제한



논란이 됐던 '학원교습시간 제한'도 이날 화두로 등장했다. 안 부소장은 "저도 고등학생 두 딸을 키우고 있는데 귀가하는 시간이 새벽 한 두시"라며 "청소년 건강권 보호를 위해 전국 학원 교습시간을 밤 9시나 10시로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재갑 소장은 "학원법에 분명하게 명시해서 입법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아동과 청소년의 기본적인 행복권, 건강권 등을 고려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다뤄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성광 교육과학기술부 인재기획분석관은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핵심은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에 맞게 공교육을 내실화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더라도 학교 현장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사교육비 절감 종합대책'을 주도했던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과 안상수 원내대표, 정두언, 임해규, 최구식 의원 등 여야 의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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