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미분양펀드 공모 나선 배경은?

더벨 길진홍 기자 2009.05.2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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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사업장 PF잔액 회수...워크아웃 건설사 물량 매각

이 기사는 05월21일(16:2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한주택공사의 준공전 미분양펀드 공모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하나대투증권과 함께 공동 주관사를 구성했고, 여기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합류를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은 KB투자증권, KB자산운용 등의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달 초 금융 주관사 선정을 마친 주공 미분양리츠에 은행들의 참여가 전혀 없었던 것에 비춰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다.



이에 대해 금융계는 시중은행들이 부실 PF 사업장 대출금 회수를 앞당기기 위해 미분양펀드 공모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에 준공전 미분양 아파트를 매각하면 곧바로 공사비가 유입 되고, 대한주택보증의 책임준공 보증으로 기한 내 공사를 마칠 수 있다. 미분양 펀드의 선순위 대출 또는 에쿼티 투자자로 참여해 투자이익과 PF 대출 잔액 회수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이번 미분양펀드 공모에는 워크아웃 건설사 보유 물량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A건설사의 주채권은행 관계자는 “사업이 중단된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편드에 팔아 정상화 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준공전 미분양 아파트가 4000가구를 웃도는 한 워크아웃 건설사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 미분양펀드에 참여할 것을 제안, 보류 사업장을 중심으로 매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도 펀드 운용 과정에서 마찰을 줄이기 위해 PF 사업장에 영향력이 큰 은행들을 끌어들이는데 적극적이다.

대부분 준공전 미분양 아파트가 은행에 상환해야 할 PF 대출금이 남아 있다. 따라서 미분양펀드로부터의 유입 자금을 공사비로 충당하고자 할 경우 주채권 은행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대주단이 대출금 상환을 먼저 요구하고 나서면 펀드 운용에 차질을 빛을 수밖에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구조가 좋은 미분양펀드 상품이라도 대주단을 이루고 있는 시중은행과 협의 없이는 무용지물”이라며 “은행이 금융 주관사로 참여 할 경우 대주단과 투자자 역할을 겸하기 때문에 펀드 운용이 매끄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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