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숨겨둔 '비장의 승부수'는 무엇?

머니투데이 김만배 기자 2009.04.3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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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법리 정통한 판사 출신이고 전략의 달인 감안해 '카드' 필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사한 뒤 일단 귀가 시킨다는 검찰 방침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은 곧바로 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은 면하게 됐다.

노 전 대통령 소환을 계기로 수사에 한층 탄력이 붙는 모습을 보이면서 검찰은 혐의 입증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구속수사'를 주장하는 수사팀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이 향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준비한 '비장의 카드'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법리에 정통한 판사출신이고 전략의 달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검찰 입장에선 '모종의 승부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조카사위인 연철호씨와 아들에게 제공한 500만 달러와 권 여사에게 전달된 100만 달러,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빼돌린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000만원과 연루 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박 회장에게서 자신의 회갑 선물로 1억 원대 명품 시계 2개를 받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의혹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 검찰의 서면 질의서에 대한 답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주변에서는 수사팀이 그동안 노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 배경에는 숨겨둔 카드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분분했다.

피의자가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뇌물 공여자의 진술과 간접 증거 외에도 유죄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만에 하나 영장이 기각되거나 이후 무죄 판결이 나올 경우 검찰 조직 전체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를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비장의 카드'는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다른 뇌물 증거나 아니면 기존의 혐의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제3자의 구체적 진술일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정 전 비서관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린다는 검찰의 발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씨와 노 전 대통령의 끈끈한 관계를 고려할 때 '승부수'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이들도 있다.



검찰이 어떤 카드를 준비했는지 그 카드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서 얼마나 효과를 보일지 알려진 것은 없다.

검찰은 조만간 수뇌부의 조율을 거쳐 이르면 다음 주 초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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