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신용위험, '카드사태' 수준 육박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9.04.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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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4분기 '32' 이후 최고지수… 중기·대기업 위험도 여전

은행들이 고용 사정 악화와 소득 감소 등으로 가계가 대출을 제대로 갚지 못 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신용위험 지수는 6년 전 카드 사태 당시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또 중소기업과 대기업들의 신용위험에 대해서도 우려해 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6일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면담 조사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3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3년4분기(32) 이후 최고치다. 2003년 당시는 카드 연체 급증과 카드채 사태 등으로 금융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던 시기이다.

이 지수가 플러스면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다는 뜻으로, 가계가 채무를 갚지 못할 위험이 커질 것으로 은행들이 보고 있다는 의미다.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3분기(22)부터 꾸준히 올라가기 시작해 4분기, 올 1분기 각각 25을 기록했다.



은행들은 고용사정 악화, 가계대출 담보가치 하락 등으로 가계의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중소기업들의 신용위험도 전망치도 47에 달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고 대기업 신용위험도 22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은행들은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불확실성과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중소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빚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대기업들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와 수출 경기의 회복 지연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대출은 다소 늘겠지만 보증대출과 기존 대출 만기연장 등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2분기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은 전분기에 이어 다시 -9수준으로 여전히 제자리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1분기(3)에서 2분기 6수준으로 소폭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상 대출 태도지수는 대기업 -22(1분기) → -16(2분기), 중소기업 6(1분기) → 9(2분기)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와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대출수요지수 전망치는 30으로 전분기(18)보다 늘었다. 가계(주택.일반) 대출수요도 13으로 전분기(각각 -3)보다 증가했다.

한은은 중소기업 운전자금과 대기업의 예비자금, 가계의 생활 안정자금 수요 등이 결합하면 돈을 원하는 대출 수요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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