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스1) 김도우 기자 = 21일 인천국제공항 내 격리주기장에서 열린 2024 을지연습 ‘인천공항 활주로 긴급 복구훈련’에서 오물풍선이 터지고 있다. (공동취재) 2024.8.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공항=뉴스1) 김도우 기자
통일부가 북한발 오물풍선 70여 개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오물에선 기생충 중에서도 회충·편충·분선충이 검출됐다. 과연 호기심에 오물풍선 내용물을 만졌다가 이들 기생충의 유충(어린 것), 성충(다 큰 것)이나 알에 자칫 감염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회충 성충이 사람 몸에 기생하면 복통, 식욕 부진, 설사 등을 야기할 수 있다. 드물게는 장에 구멍을 내고, 항문·목구멍으로 나오기도 한다. 코·귀 안에 침입하는 경우도 있다. 회충 한 마리당 하루 20만 개 알을 깐다.
회충 실제 모습.
분선충(糞線蟲)은 약 2㎜ 길이의 실 모양인 암컷 성충이 소장 상부 점막 내에 기생한다. 분선충의 유충은 숙주(사람)의 장점막, 항문 주위 피부에 침입한다. 혈변·설사·빈혈·소화불량·발열을 일으킬 수 있다.
이들 기생충은 회충·편충은 사람 장내에 주로 서식한다. 회충·편충은 토양 매개의 기생충으로, 음식물을 통해 사람 몸속에 침투해 성체(어른)가 된다. 이들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이 배변 후 손을 씻지 않으면 손 접촉 부위를 통해 타인에게 잘 감염된다. 오물풍선에서 발견된 토양 속 기생충에선 사람의 유전자가 발견됐다. 토양에 뿌리는 비료를 화학비료가 아닌, 사람의 대변(인분)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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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기생충이 토양에 서식했거나, 사람의 장내 서식하던 기생충이 대변에서 발견됐을 가능성을 추측할 수 있다. 만약 사람 장내에서 서식하던 기생충이었다면 북한 내 물 공급 시설이 열악한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후 손을 씻지 못해 음식물 등을 통한 타인 전파 감염성도 예상된다.
회충·편충·분선충은 기생충 중에서도 생김새가 실(線)처럼 길고 가느다란 선충류에 해당한다. 이런 선충류에 감염되면 약국에서 파는 흔한 구충제인 '알벤다졸' 성분(일반의약품)을 복용해 치료할 수 있다. 알벤다졸이 선충류의 먹이인 포도당의 공급을 차단해 선충류를 굶겨 죽이는 원리다. 분선충은 겐티아나퍼플·디티아자닌·사이아벤다졸 등 성분의 구충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정관 인근에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 잔해가 널부러져 있다. 2024.9.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건강검진 시 대변 검사 항목에 충란(기생충 알) 검사가 포함돼 있으면 기생충 감염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기생충이 사람 몸속에서 알을 낳은 후, 이를 번식시키기 위해 대변과 함께 알을 세상으로 내보내기 때문이다. 단, 건강검진 시 모든 채변 검사에 충란 검사가 포함된 건 아니다. 포함 여부는 해당 건강검진 기관에 문의하면 확인할 수 있다. 충란 검사는 가까운 병·의원에서 따로 받을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의사의 판단으로 환자의 증상이 기생충 감염증으로 의심되면 혈액·대변·소변·담 또는 다른 감염 조직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