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귀환?" 원화 주도 亞 통화, 올 최대 강세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3.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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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은행들이 전한 회복 신호에 아시아 통화가 올해 들어 가장 좋은 주간 성적을 남겼다.

아시아 통화 강세의 중심에는 한국 원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있었다. 이번주 원화는 달러를 상대로 3개월래 최대 강세를, 루피아화는 9주래 첫 강세를 각각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 씨티그룹의 실적 개선 발표는 아시아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로 이어졌다. 지난달 미국의 소매 판매가 예상 밖으로 소폭 감소한 것도 긍정론에 불을 지폈다.



이와 관련, 포어캐스트 싱가포르의 이코노미스트 칼 라주는 14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형 은행 실적과 소매 지표 개선이 미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위험 회피 정도가 줄고 경기 전망이 보다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1545.45원에서 13일 1483.50원으로 4.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루피아/달러 환율은 1만1978루피로 0.9% 떨어졌다. 이에 힘입어 아시아달러인덱스는 0.7%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9일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대만달러 가치는 0.8%, 싱가포르달러 가치는 0.3% 각각 상승했다. 태국 바트화는 0.4% 올랐다.

필리핀 페소화와 베트남 동화는 전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통화 강세는 증시 상승장으로 이어졌다. 이번주 MCSI아시아퍼시픽지수는 3.7% 상승했다. 4주만의 반등이다.


원화는 올해 들어 15% 가치가 하락하며 아시아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이번주 6.7% 상승했다.

하지만 아시아 통화의 본격적인 강세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 최대 은행인 DBS그룹은 수출 부진과 재정 적자가 심화되면서 다음 분기에도 아시아 통화가 달러를 상대로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DBS그룹은 특히 인도 루피화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루피/달러 환율은 이번주 0.2% 상승했다. 루피화 환율은 앞서 지난 3일 사상 최고인 52.183까지 치솟았다. DBS그룹은 루피화 환율이 6월 말 55루피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유지하기 위한 펀더멘털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DBS그룹의 환율 부문 선임 이코노미스트 필립 위는 1997~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1~2002년 IT버블 붕괴 당시보다 아시아 지역의 수출 위축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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