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외환 위기 후 한국 원/달러 환율이 가장 큰 폭 상승한 이유는 외국인들이 갖고 있는 한국 외환보유액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물론 필자 역시 그들에게 IMF 외환위기 당시와 지금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해도 한국에 대한 고정관념을 지우려 하지 않는다.
여기 A기업과 B기업이 있는데, 연간 순이익은 똑 같이 100억원이다. 그런데 같은 순이익을 달성해도 시가총액은 A기업이 1,000억원으로 10배이고, B기업은 500억원으로 5배이다. 즉 PER(주가수익배율)이 A기업은 10배이고, B기업은 5배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재무적으로 PER을 결정짓는 변수는 이익의 안정성과 속도이다.
일례로 한국보다 더 대외의존적인 싱가포르는 자국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심지어 대만 등 일부 국가들은 외환보유액을 공개하지 않아도 성토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은 외환보유액을 공개해도 외국인들이 믿으려 들지 않는다. 위 기업의 예로 설명하면 싱가포르와 대만은 A 군, 한국은 B 군이 된 듯한 느낌이다.
따라서 기업의 가치(펀더멘틀이)가 중요하지만, 그 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신뢰 형성도 중요하다. 아울러 이런 신뢰감을 갖춰야 한국이 장기 Buy & Hold 할 수 있는 시장이 되지, 만약 아마추어리즘에 젖게 되면 트레이딩 시장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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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외 신인도와 관련해 반가운 뉴스가 터졌다. 3월 10일 하루에만 원/달러 환율이 37.5원 급락했다. 필자는 본 지면을 통해 2월 중 주식시장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런데 월 단위로 투자기간을 설정하면 오늘 이후 3월에는 주식을 매수해도 될 것 같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원/달러 환율 선행지표는 외평채 스프레드이다. 그런데 외평채 스프레드는 이미 2월 2일 이후 하락 안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최근 계속 상승했다. 따라서 최근 원화 환율의 "나홀로 상승"은 투기적 매수세, 센티먼트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최근 확대되었던 원/달러환율과 외평채스프레드 간격(Gap)을 감안하면, 원화 환율 하락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참고로 원/달러 환율은 2008.11.24일~12.31일에도 1,509.0원을 고점으로 1,257.5원까지 17% 하락한 바 있다. 하락률 17%를 이번 원/달러 환율 고점 1573.6원에 적용하면, 1,311.3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주로 은행주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