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생폼사' 샤넬, 고객보다 자존심 먼저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9.01.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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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서 결국 철수… "고객 뒷전" 여론 뭇매

'폼생폼사' 샤넬, 고객보다 자존심 먼저


#샤넬하면 거만하고 깐깐하기로 유명하다. 이번 기회에 그들만의 명품(?) 콧대 좀 꺾였으면 좋으련만….

#샤넬 밸류를 내세워 샘플 하나 주는 것도 없이 인색하고 세일 기간에 다른 브랜드에서 다 하는 사은품 증정 행사도 한번 한 적이 없다. 매장에서 말도 못하게 불친절하더니 결국 매출 부진에 퇴출까지 당하게 됐다. 매출이 부진하면서 제일 좋은 자리 꿰차고 절대 못 비킨다고 하는 오만함과 뻔뻔함에 어이가 없다. 샤넬이 얼마나 잘났길래 소비자와 유통업체 위에 군림하려하는지...

샤넬이 롯데백화점 7개점에서 화장품 매장을 철수키로 최종 결정했다는 소식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이다.



화장품 매장 조정 문제로 롯데백화점과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샤넬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명품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고객보다 자사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 급급한 샤넬의 태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애초에 롯데백화점이 샤넬측에 매장을 빼라고 한 것도 아니고 매장 위치, 크기 등을 조정하자는 것을 요청한 것인데 별 대응도 없다 결국 매장을 철수하겠다며 초강수로 맞선 것은 고객은 철저히 외면한 조치라는 비난이다.

롯데백화점과 샤넬의 갈등은 지난 8월 롯데백화점이 샤넬 화장품의 매출 부진을 이유로 매장 크기와 위치를 조정하자는 의견을 전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샤넬측이 절대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은 팽팽한 평행선을 달렸고 지난 14일 샤넬측이 롯데백화점 7개점에서 화장품 매장을 빼겠다는 공문을 보내면서 양측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막판 협상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봤지만, 지난 20일 샤넬이 화장품 매장을 철수하겠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추가 논의는 없다고 선을 그어 양측의 합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샤넬은 예정대로 29일을 끝으로 롯데백화점 7개점에서 화장품 매장을 철수한다.

샤넬이 매장 철수 결정을 내린 이유로 밝힌 것은 브랜드 이미지. 샤넬 코리아 관계자는 "샤넬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제일 좋은 공간에 위치해왔다"며 "크기, 위치면에서 샤넬은 최고이므로 (매장 조정 등)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매출이 1등이 아니어도 샤넬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상 1등 위치를 차지해야하고 브랜드 이미지 관리는 원칙인 만큼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샤넬측의 설명에는 고객에 대한 배려는 없고 명품 브랜드로서 이미지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만 있다.

또 샤넬은 이번 매장 철수 배경으로 지난해 롯데 센텀시티점에 샤넬 패션 부티크를 열지 않기로 한데 따른 '보복성 조치'라고 노골적으로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명품이라는 우월적 지위로 '수퍼갑' 행세를 해온 샤넬이 '을'인 롯데백화점에 보복을 당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출에서 부티크(가방, 의류 등)와 화장품을 포함해 샤넬이 차지하는 비중은 0.5%. 그러나 세계적 명품이라는 입지 때문에 샤넬은 매장 크기, 위치, 수수료 문제에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아왔다.

화장품의 경우, 샤넬은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매출 기여도는 설화수, 오휘 등 국산 브랜드에 비해 크게 뒤진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25개 브랜드 중 샤넬은 6위에 그쳤다. 1위는 국내업체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브랜드 '설화수'가 차지했고 이어 에스티로더(2위), 랑콤(3위), 디올(4위), 키엘(5위) 순이다. 특히 매출 규모 면에서 샤넬은 설화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우편, 휴대폰 문자 등을 통해 매장 철수에 관해 고지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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