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 D-2, 증시 강세로 기대감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2009.01.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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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보기]<20>명의와 돌팔이(2)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한가지의 예를 들어보자. 지금 미국에서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사람은 물론 벤 버냉키를 빼 놓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사람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이성태 총재에 해당한다.

그보다 정부 정책에 대한 결정권자는 “로렌스 써머스”라는 사람이 될 것이며 그는 아마도 차기 정부에서 핵심적인 인사가 될 것이다. 특히 쓰러져 가는 경기를 세우기 위한 경제팀의 사령탑이라는 점에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이미 우리나라의 IMF 시절부터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당시 재경부 요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었던 차가운 성격의 최정예 전문가다. 또한 이번에 베어스턴스나 혹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었을 정도로 그는 애초에 재계의 보이지 않는 실력자였다.

최근 은행주의 급락은 로렌스의 한마디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가 지난 주말에 부시의 발의로 즉시 상원을 통과한 2차 지원금 3500억 달러의 구체적인 용처를 밝히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은행 위주의 지원 방식에서 탈피해서 서민들에게 직접 수혜가 갈 수 있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한 것이 바로 은행주들의 폭락을 가져오게 한 것이다.

사실 그 이전까지는 은행들은 사실 마음을 놓고 있었다. 마음 놓고 상각을 해도 정부에서 다 책임을 지기로 이미 국제적인 약속이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리만브라더스의 몰락 이후 소위 “대마불사의 약속”에 의해 지원된 3500억 달러를 화끈하게 다 써버렸다.


심지어는 일부 은행가들은 지원받은 혈세를 임원들의 보너스 지급에 소진했다는 루머마저 돌 정도로 지금 은행들에 대한 민심은 곱지 않았었다.

이런 상황은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언제나 민심의 동향을 신경써야하는 상 하원 의원들이 TARP 1차분 3500억 달러에 대한 용처를 밝히라고 핏대를 높이고 있었다.



은행들이 더더욱 몸이 달을 수밖에 없었던 시기에 로렌스의 발언은 은행주를 폭락시키기에 충분했을 것이다.(잠시 후에 다시 거론하자)

물론 이런 은행들에 대한 지원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에는 워낙 비중이 큰 특성을 가지고 있는 은행주이기 때문에 시장을 덩달아 찍어 누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곧 금융경색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지난 주 예기치 않았던 은행주의 급락은 새로운 금융 위기의 시작이라기 보다는 2차분으로 준비되어 있는 지원금 3500억 달러에 대해 받을 날만 기다리며 멋진 설계를 하고 있었던 은행들의 계획 차질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보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물론 그 외에도 매도프의 사기로 인한 보이지 않는 피해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시장이 전저점을 하향하고 갈 것이라는 추측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아무렴 국가 부도와 관련된 이슈로 국가 CDS가 700을 넘나들 던 시기와 단지 은행의 자산상각과 관련된 종목이슈가 같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은행주만이 주가를 끌어내린 결정적 원인은 아니다.

지난주에 이미 거론했듯이 주가를 끌어 내리는 최대 원인은 정책적 배려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오바마호”가 과연 위기 상황을 잘 타개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 의심을 받기 시작했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오바마와 민주당 의원들 내부적인 의견 수렴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뉴스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조정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급격하게 하락하던 날에는 오바마 경제팀의 투탑 중에 한 명으로 차기정부의 재무장관에 내정되었던 티모시 가이스너가 탈세와 불법 체류자에 대한 가정부 채용 등의 불법적인 문제가 언론에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그의 신임을 묻는 청문회마저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인 21일로 연기되었다.

가이트너라면 오바마 경제팀의 최고 수장 두 명 중에 한명이 아니던가?

가뜩이나 의회와의 의견 충돌로 인해 심각한 고민에 빠졌었던 오바마 호의 정책적 불안감은 더욱 커지게 되었고 이는 주가 급락의 단초를 제공했었다.



필자가 보기에 “가이트너” 문제는 단지 재무장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에 취임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문제 말고는 차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그 정도 자리에 올라갈 수 있는 사람에게서 윤리적인 문제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오바마와 민주당 내부 의원들의 의견이 잘 좁혀지지 않았던 것이 문제다.



물론 오바마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재정 정책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재정정책은 어떤 정책에 비해 승수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나 모든 나라에 재정정책이 같은 승수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즉, 과거 루즈벨트 시절과 지금의 미국은 상당히 다르다. 도시는 이미 충분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재정투자로서의 승수효과가 떨어진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오바마의 경제팀은 3100억 달러를 감세에 비중을 두려 했을 것이다.

또한 민주당 의원들의 생각에도 일리는 있다.. 현재 이런 극심한 심리적 위축 상태에서 개인당 500달러를 돌려주던 1000달러를 돌려 주던 그것이 소비에 쓰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지난 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각각 긍정적인 뉴스가 있었다. 목요일에는 오바마와 대립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절충안을 내어 놓았다. 개인 납세자들에 대해 1000달러까지 지급을 하는 것까지는 오바마의 초안과 같다.

하지만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에 대해 개인당 3000달러를 지원하는 것은 삭제되는 등 몇 가지의 소소한 부분만이 수정이 되었다. 재정 투자 금액도 7750억 달러에서 8250억 달러로 약 500억 달러가 증액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오바마가 아직까지 말이 없지만 오바마도 큰 고집을 부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긍정적 뉴스는 금요일까지 이어졌다. 의리의 사나이 부시대통령이 TARP 2차분에 대해서 의회에 요청을 했고 상원을 통과했다.



어떤 뉴스에 대해서도 하락을 지속할 만큼 단호한 의지를, 보이던 증시가 역시 오바마와 관련된 뉴스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역시 시장에 가장 큰 화두는 오바마와 그의 경제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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