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오토넷 합병 일단 포기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9.01.07 16:45
글자크기

(상보)반대의사 매수청구금액 2조8796억원 달해, 합병 재추진 모색

현대모비스 (223,000원 0.00%)현대오토넷 (0원 %)의 합병이 무산됐다.

현대모비스는 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현대오토넷과의 합병 계약을 해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합병이 연기된 이유는 현대모비스 주가가 최근까지 매수청구가격(8만3019원)보다 한참 낮은 7만원대 초반에 머물면서 합병 반대의사를 표명한 매수청구금액 규모가 당초 계약해지 조건으로 내걸었던 3000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6일까지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금액이 2조8796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모비스(2조7021억원)와 현대오토넷(1775억원)의 매수청구금액을 합한 것이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자동차 및 관련 산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자금조달 등 합병을 둘러싼 대내외적 여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는게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상당수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함에 따라 이대로 합병을 강행할 경우 과도한 자금 부담이 발생해 회사는 물론 주주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어 합병계약을 해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동차 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의 내실을 다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모간스탠리도 합병 무산 가능성을 예상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대모비스가 현대오토넷에 대한 인수를 완료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모비스의 풋옵션 행사가격(1주당 8만3019원)이 현재 시장가 대비 18%의 프리미엄이 붙어 매우 매력적"이라며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는 규모가 4.1%를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구권행사 규모가 4.1%를 넘으면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3000억원을 넘어서기 때문에 합병이 무산될 것이란 주장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일단 계약 자체가 해지된 만큼 시장 상황을 봐가며 현대오토넷과의 합병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17일 개최한 임시주총에서 76.3%의 주주들이 합병을 찬성했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대다수 주주들이 전장사업 진출이 미래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오토넷과의 합병은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합병 재추진 등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석수 현대모비스 사장도 "오는 2015년까지 오토넷과의 합병 시너지가 약 6000억원에 이른다"며 "신규 전장품 수주는 물론 기존 핵심부품과 모듈제품을 지능화시킴으로써 다른 해외완성차업체로의 수출도 30%까지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의 합병 무산을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인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합병 무산 가능성을 제기했던 모간스탠리는 △애당초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으며 △인수 연기로 인해 주가희석 위험이 제거되고 △최근 극도로 가혹해진 시장 환경에서 사용할 '실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현대모비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이 된다는 것은 결국 현대모비스가 막대한 현금 지출을 감수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 뒤 "합병 부담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일정 부분을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