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빅3, 최악은 면했다

뉴욕=김준형 기자, 엄성원 기자 2008.12.2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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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美 정부, 174억불 구제안 발표

美 자동차 빅3, 최악은 면했다


부시 행정부가 파산 위기에 처한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를 일단 살리기로 결정했다.

부시 행정부는 19일 오전(현지시간) '자동차업계 구조조정을 위한 금융 지원방안(Financing Assistance to Facilitate the Restructuring of Automobile Manufacturers to Attain Financial Viability)명명된 총 174억 달러 규모의 빅3 구제안을 발표했다.

부시 행정부는 우선 GM과 크라이슬러에게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을 통해 134억 달러 규모의 단기 대출을 제공하고 내년 2월 추가로 40억 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다.



사정이 나은 포드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중 134억달러는 TARP 1차분 중 남은 150억달러에서 지급된다. 그러나 나머지 40억달러는 TARP 잔여분 3500억달러에 대한 의회의 집행 승인 이후에만 지원이 가능하다.



이 자금은 내년 3월까지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을 피하고 영업을 유지하는 데 사용되게 된다.

GM과 크라이슬러는 내년 3월 31일까지 생존 가능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자금을 회수 당하게 된다. 두 업체가 이를 갚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자금 회수는 즉시 파산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생존가능성'은 회사의 '순 현재가치(net present value)'가 플러스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현재와 미래의 비용을 모두 감안하고도 정부의 부채를 갚을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자금지원 조건의 뼈대는 앞서 하원 통과 뒤 상원에서 부결된 구제안과 동일하다.
정부는 자금 지원 댓가로 특정한 가격에 두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무의결권 주식 매입권(워런트)를 받게 된다.

또 상위 25명의 최고 경영진에게는 보너스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도록 했다. 회사 소유 자가용 같은 과도한 비용요인도 제거하기로 했다. 정부 부채는 여타 부채에 우선하는 우선권도 갖는다.



정부 자금을 갚기 전까진 배당도 금지된다. 빅3는 13주간의 현금 수급을 포함한 자금상황을 매주 보고해야 한다. 1억달러 이상 규모의 거래에 대해서는 정부가 제동을 걸수 있게 했다.

아울러 부채 출자전환을 통해 채무 규모를 지금의 3분의2를 축소한다. 자동차노조 퇴직연금의 절반을 주식으로 지원해야 한다.

실직자에게 실업수당 형태로 48주간 임금을 지급하는 '잡 뱅크'를 폐지하도록 했다
일반 직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내년말까지 미국내 외국 자동차 업체 수준으로 하향하기로 합의했다.



자동차 업체와 전미 자동차 노조(UAW)는 노동조건 개정에 관한 계약서를 2월17일까지 제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구제안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 또 구제안 최종 확정을 위해선 주주, 딜러, 납품업체 노조 등과의 협상도 거쳐야 한다. 협상 시한은 내년 3월31일로 정해졌다.

구제안은 특히 '입법'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차기 오바마 정부가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 사실상 구제안에 대한 모든 책임과 권한이 오바마 정부로 넘겨진 셈이다.



이와 관련, 오바마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자동차 회사들이 이 중대한 산업과 수백만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유지시키기 위해 필요한 장기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며 부시 정부의 조치에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GM과 크라이슬러 역시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지금까지 크라이슬러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서버러스는 마지막 순간에 20억달러를 추가로 출자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부채비율을 추가로 낮추지 않으면 생존가능성이 없다는 재무부의 압박에 결국 자본을 확충하기로 한 것이다.

노조도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된 데 대한 환영을 표시했다. 전미자동차 노조(UAW)는 파산을 면하기 위해 임금과 복지후생에서 많은 양보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론 "합의안이 상원에서 부결된 구제입법에는 들어있지 않던 불공정한 조건들이 추가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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