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서초동 땅길' 열렸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8.11.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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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부지 용도변경 완화 수혜… 롯데삼강·롯데알미늄도 개발 기대

서울시가 대규모 부지 용도변경 완화정책을 내놓으면서 롯데그룹의 막혔던 '땅 길'이 열렸다.

서울시는 11일 민간개발 사업자가 서울시내 1만㎡ 이상 규모의 대규모 부지를 개발하려는 경우 이를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 등으로 용도 변경해 원활하게 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규제완화 방침에 따라 이날 현대자동차나(뚝섬)나 한국전력(삼성동) 등 부지 용도 규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 외에도 롯데그룹이 단연 수혜기업으로 떠올랐다. 면적 1.2㎢로 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던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가 상업지역으로 바뀌게 된 것.



롯데칠성 (129,800원 ▼3,000 -2.26%)의 물류센터 부지는 '삼성타운'에서 지하철 2호선 교대역 방향으로 100m 정도 떨어진 서초동 1322 일대에 위치해있다. 1만200평에 달하는 노른자 땅이다. 인근에 위치한 삼성타운의 1.4배에 달하는 넓이다.

삼성타운을 능가하는 롯데타운이 들어선다는 기대감에 주변 땅값도 덩달아 올랐었다. 롯데칠성은 이 부지를 개발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지만, 부지 용도가 아파트지구(제3종 주거지역)로 지정돼있어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다. 아파트지구는 일반 주거지역과 달리 공급면적(평형대)과 가구수 등에서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이같은 '금싸라기' 땅을 두고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롯데타운의 꿈이 서울시의 용도변경 완화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인 제2 롯데월드가 성남시 주민들의 반대로 또 다시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룹의 부동산 자산이 11조원에 달할 정도로 롯데가 '땅 부자'라는 것은 이미 재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 부지 용도완화 방침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도 단연 롯데 계열사가 많다.

롯데삼강, 롯데알미늄, 롯데제과 (24,950원 ▲600 +2.46%) 등은 준공업지역이 몰려 있어 개발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서남권에 공장 부지를 갖고 있다.


지난 2005년 천안으로 이전한 롯데삼강 (311,000원 ▲6,500 +2.13%)은 현재 문래동의 공장 부지를 사용하지 않는 채 비워두고 있어, 재개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3만3000㎡ 규모의 금천구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다. 롯데알미늄 관계자는 "이전 부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전 방침은 정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 밖에 롯데제과도 영등포에 3만㎡의 공장이 있어 개발 후보군으로 거론돼왔지만 회사 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생산라인을 새로 증축해 이전은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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