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정주영 회장 경쟁이 반도체 발전 원동력"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10.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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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산증인' 강기동박사, 하이닉스서 강연

"고 이병철 삼성 회장과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경쟁이 한국 메모리 반도체 도약의 동력이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산증인'인 강기동 박사는 27일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 이천 본사에서 열린 특강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태동의 과정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강 박사는 고 정주영 회장이 D램 사업계획을 세웠던 일, 이병철 회장의 D램 사업에 대한 추진력 등을 소개하며 두 사람의 경쟁이 현재 한국 D램 사업이 세계적인 위치에 올라서는 계기였다고 밝혔다.



강 박사는 또 이날 강연에서 한국반도체를 설립하기 이전 미국 모토로라에서 국방성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경험, 한국 정재계 고위 인사들과의 함께 한국에서 여러 차례 반도체 사업을 추진했던 일화 등을 처음으로 외부에 소개했다.

강 박사는 지난 1972년 한국 최초로 반도체 전 공정을 갖춘 '한국반도체'를 법인을 광화문 고려빌딩에 설립했고, 1974년 10월 부천에 한국반도체를 설립했다.



이후 오일쇼크 등으로 한국반도체가 자금난에 몰리면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에게 매각돼 삼성반도체의 전신이 됐다.

강 박사는 이후 2년여 동안 삼성반도체 사장을 맡으면서 일본보다 앞서 한국 최초의 CMOS(상보성금속산화물) 반도체 칩인 6기능 시계칩을 1976년에 개발해 박정희 대통령이 국빈이 방문할 때 '대통령 박정희'라는 로고를 붙인 선물로 쓴 전자시계에 탑재하기도 했다.

강 박사는 또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요청을 받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의 D램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주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는 한국 반도체의 산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 박사는 미국 모토로라 재직 당시 NPN 트랜지스터와 PNP 트랜지스터 중 PNP 트랜지스터의 제작을 용이하게 하는 PNP 트랜지스터 전극을 개발해 미국 내 특허를 출원해 현재 사용되는 CMOS 반도체의 길을 열기도 했다.

또한 반도체 공정에서 반도체의 특성을 개선하기 위해 반도체에 방사능을 쏘여 내방진성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을 1960년대 초에 모토로라에서 시도해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한편 강 박사의 이날 특강은 이천 뿐만 아니라 서울과 청주 사업장에서도 화상시스템으로 동시 실시돼 임직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강기동 박사가 27일 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임직원들에게 한국의 반도체 산업 태동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강기동 박사가 27일 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임직원들에게 한국의 반도체 산업 태동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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