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투자가 환율 폭등 부추겨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8.10.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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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올 하반기 해외투자 과정에서 환차손 회피를 과도하게 해 환율 폭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소속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13일 국민연금공단이 제출한 국감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평가금액이 낮아질 때마다 과도한 환차손 회피(헤지) 금액을 만회하기 위해 달러 선물을 매입했고, 이에 달러 수요가 유발돼 환율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밝혔다.

30조원 규모 해외투자를 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 즉시 100% 환헤지를 하고 있는데, 최근 해외 금융시장 하락으로 환헤지 계약 금액이 투자자산의 평가금액을 크게 웃돌자 이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선물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선물 2007년 900만 달러에서 올들어 29억4400만달러로 급증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지난 9월1일부터 10월67일까지 24거래일 가운데 다우지수가 하락한 14일 중 국민연금이 선물 달러를 매입한 것은 11일로, 이 11일 중 환율은 10일 상승했다. 이런 상관관계는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한 10월2~7일 더욱 두드러졌다.



전 의원은 특히 국민연금이 지난해 10월까지는 한국은행과 장외거래(스왑거래)를 통해 달러를 조달했기 때문에 외환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10월 이후 장내에서 직접 달러를 매입하며 환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국민연금이 올해부터 환헤지 비율을 하향조정키로 했으나 시행은 극히 미진했다"며 "국민연금으로 인한 달러수요를 줄여 환율 폭등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환율 변동에 따른 포트폴리오 변동성 축소와 특정 통화의 급격한 가치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주식의 환헤지 비율을 100%에서 연차적으로 50%까지 낮추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7개월간 이를 전혀 실행하지 않다가 8월 뒤늦게 조정, 89% 수준으로 내리는 데 그쳤다.


전 의원은 "국민연금은 한국은행과의 스왑 거래를 재개하고 이미 결정된 헤지 비율 하향 조정을 제대로 이행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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