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많이 떨어졌다고 사는 것은 위험

머니투데이 홍찬선 머니투데이방송 부국장대우 2008.08.22 10:17
글자크기

[홍찬선칼럼]쉬는 것도 투자…1500 붕괴 이후의 증시 리스크관리에 치중

주가 많이 떨어졌다고 사는 것은 위험


코스피지수가 1500 밑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22일 오전 10시14분 현재 전날보다 20.16포인트(1.33%) 떨어진 1492.15에 거래중이다. 코스닥지수도 13.58포인트(2.74%) 하락한 481.58을 기록중이다.

지난 7월16일 장중에 1488.75까지 떨어진 뒤 반등했지만 다시 무너지는 모습이다. 전저점이 무너질 경우 챠트(주가그래프)상 지지선은 1390대(2007년 1월)로 낮아진다. 당장 그렇게까지 떨어지지 않겠지만 증시를 둘러싼 국내외 주변여건이 좋지 않아 그런 하락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0월의 고점에서 40% 가량 떨어졌지만 강한 반등을 이끌만한 재료가 없다는 게 최근 증시의 고민이다. 이익을 감안한 주가수준(PER, 주가수익비율)을 보더라도 싸고, 단기간에 과도하게 많이 떨어졌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뚜렷한 상승계기가 없어 오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EU 일본 및 이머징마켓 경제 어려워



우선 해외요인이 어렵다. 유럽(EU)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미국 경제도 사실상 뒷걸음질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경제의 3대축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도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의 수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등이 불안해지자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공격적으로 내다팔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24조7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올들어서만 벌써 24조31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2005년부터 4년 동안 순매도 규모는 무려 62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엄청난 외국인 매물을 그동안은 주식형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받아줬다. 2005년부터 불어닥친 적립식펀드 열풍으로 주식형펀드 규모가 70조원을 넘어서면서 지수를 한때 2080선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주가하락이 장기화되면서 주식형펀드도 부분적으로 환매되면서 매물을 받아줄 곳이 없어지고 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일부를 받아내고 있지만 전반적인 수급은 무너진 상황이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환율은 22일 오전 10시 현재 달러당 1055.7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작년 말에 936.1원이었던 것에 비해 119.6원이나 올랐다(원화가치 하락). 오는 9월 국채만기물량이 부담이 되고 있고, 은행들이 달러 확보에 나서고 있어 환율은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외국인 대량매도 소나기..가두리장세 벗어나

주가가 오를 때는 계속 상승할 것 같고, 하락할 때는 더욱 떨어질 것처럼 느껴진다. 코스피지수가 한동안 1500~1600에서 오르내리던 ‘가두리장세’가 마무리되면서 하락쪽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을 보이자 추가하락에 대한 불안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주가가 많이 떨어져 단기적으론 반등할 수 있겠지만 수급과 펀더멘털 및 투자심리 등을 감안할 때는 추가하락에 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소나기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현재 증시에서의 소나기는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다. 한국 주식을 여전히 30% 가까이 갖고 있는 대주주인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있는 한 주가가 오르기는 쉽지 않다.

또 하나 불안한 것은 주식형펀드의 환매 가능성이다. 이미 손실규모가 크기 때문에 자포자기심리가 있어 대량 환매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가 반등해 손실규모가 줄어들거나 주가 반등폭이 커 약간의 이익으로 돌아설 경우엔 오히려 환매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 주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강한 반등이 쉽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다.

낙폭과대 저가대형주 선호증에서 벗어나 쉬는 것도 투자

박스권 장세에서 성공하던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는 것은 박스권 장세가 무너졌을 때다.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니 사보자는 '낙폭과대 저가대형주 선호증'이 발동될 경우 그동안 벌었던 이익은 물론 원금까지 까먹을 위험이 적지 않다.

주식은 하락추세가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것을 확인한 뒤 무릎에서 사는 게 안전하고 이익도 높일 수 있다. 하락 과정에서 사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질 때 고통과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쉬는 것도 투자다. 현재 현금은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유망 투자종목 중 하나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