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을 기대한다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08.06.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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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칼럼]한강의 기적을 일군 위대한 한국 되살리기

이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을 기대한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보릿고개의 굶주림에 시달리던 1970년대 초,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던 ‘새마을 노래’의 첫 구절이다.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던 이 노래가 최근에 다시 들려오고 있다.



진원지는 서울 논현동에서 시작돼 다동과 대치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새마을식당’. 요즘 들어 소비자들의 추억에 호소하는 복고풍 광고가 인기몰이를 하는 것과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국민들의 감성이 맞아 떨어지면서 새마을식당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새벽부터 확성기를 통해 종소리를 크게 틀어놓은 뒤 허리띠를 졸라매고 앞만 보고 뛰었던 시절에 대한 향수라는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새마을운동은 절대적 빈곤을 극복하기 위한 불도저식 추진이었고, 배고픔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절실함으로 40년 만에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농민과 근로자, 기업가와 관료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연평균 7% 성장률을 이루었다.



비록 착취와 부패, 독재와 정경유착이란 피멍 맺힌 고통이 있었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에서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200개가 넘는 국가 가운데 평화적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5% 안팎의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나라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한강의 기적'으로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오로지 의지만으로 기적을 일궈낸 선배들이 새마을식당을 찾아 시큼한 김치찌개를 안주삼아 소주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현재가 너무 어려워 내일은 밝은 해가 뜰 것이라는 희망을 잃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반증인 탓이다.

노벨경제학상을 받고, 얼마 전 한국을 찾았던 조셉 스티글리츠는 “한국 사람들이 1인당 국민소득 62달러에서 2만 달러를 만들어 낸 과거를 잊고 왜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렇다할 부존자원은 물론 기술축적도 없던 한국이 인력과 의지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는데, 그런 자신감을 잃고 있는 것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경궁지조(驚弓之鳥)라는 말이 있다. 한번 화살에 맞아 상처를 입은 새는 활시위 소리만 들어도 놀라 추락한다는 뜻이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짐승마저도 자신감을 잃고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으면 성공이 불가능하고 실패로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과제 중의 하나는 바로 한국인들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자재 값과 끝을 알기 어려운 수렁으로 변하고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위기에 빠져 있는 한국경제를 다시 살리는 길이 바로 자신감과 도전정신의 회복이기 때문이다.

현대경영의 신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는 잭 웰치 전 GE회장은 ‘4E 리더십’을 강조했다. 스스로 열정이 있고(Energy),조직원들에게 힘을 불어 넣으며(Energize), 결단을 내리고(Edge) 실천(Execution)해야 한다는 것이다. 취임 후 100여일 만에 청와대 수석을 전원 교체하고 총리를 비롯한 장관을 바꿔야 할 처지에 놓인 이 대통령이 ‘4E'를 발휘해 국민의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전향적 대책을 내놓는 것. 지금 촛불을 밝히는 국민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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