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미리본 미래차..BMW '하이드로젠7'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05.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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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Life]소음, 가속력 등 가솔린에 역부족, 시내주행은 '굿'

'수소?, 아니면 휘발유?. 원료가 무엇이 됐든 BMW 브랜드에 내재된 가치는 크게 다르지 않다.'

BMW가 개발한 수소차 '하이드로젠7'을 타본 후 느낀 점이다.

이달초 5대의 하이드로젠7이 국내에 들어왔다. 양산에 앞서 홍보차 들여온 게 아니다. BMW의 수소차 기술력과 성능을 알리기 위해서다. 760Li를 기반으로 생산된 이 차는 세계적으로 100대만 보급됐다.



'BMW식'으로 표현될만한 고유의 성능과 엔진음은 수소차에서도 잘 살아났다. 시내 주행에서 전혀 무리가 없다. BMW를 탄다는 자부심이 그렇다고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다.
[시승기]미리본 미래차..BMW '하이드로젠7'


시동을 거는데는 보통 차보다 2~3초 더 걸린다. 수소가 엔진으로 주입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가속 페달을 밟고 주행을 시작하면 소음이 기존 760Li보다 크고 다소 무거운 듯 묵직하다.

가솔린과의 차이를 알기 위해 스티어링 휠 오른편에 부착된 'H2' 버튼을 눌렸다. 가솔린 모드로 전환하는 장치다. 소음이 현저히 줄어들고 가볍게 나간다. 현장에서 바로 비교가 가능해 그 차이점이 확연히 느껴진다.



하이드로젠7은 760Li의 12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그러나 최고출력은 260마력으로 가솔린 모델의 445마력보다 떨어진다. 2.6톤의 덩치에 폭발적인 힘과 주행성능을 부여했던 BMW지만 수소차가 가솔린의 퍼포먼스를 따라잡기는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다. 오르막에 직면해서는 더 많은 힘을 쏟아내는 게 소음과 속도에서 느껴진다.

그래도 최고속도는 230km에 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9.5초. 가솔린 모델은 5.6초다. 고성능을 생명으로 하는 BMW지만 여전히 수소차 기술이 초기 단계이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차는 수소와 가솔린의 듀얼모드 엔진이 장착됐다. 연료계기판도 2개, 연료 주입구도 2개다. 수소 연료 잔량 또는 주행 상황에 따라 가솔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수소를 충전하는 장면↑수소를 충전하는 장면
운전석에 있는 수소 주유구 버튼을 눌러 수소연료를 가득 채우는 데 8분정도 걸린다. 한번의 연료 충전으로 200km, 가솔린 충전으로 500km씩 총 700km 주행이 가능하다.


수소차는 미래 친환경, 대체에너지 연료차의 궁극적 지향점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수소를 뽑아내는 과정이 친환경적이지 않다.

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수소로 저장시켜야 하는데 수소를 만들려면 원자력이나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나 증기를 이용해야 한다. 결국 지금의 에너지 체계와 다를바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학계와 산업계는 재생에너지 태양열 풍력 지열 등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해내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BMW의 주장대로 수소차가 진정한 친환경차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이슈들이 해소돼야 하는 게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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