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하는 한나라당 공천심사, 기준이 없다?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3.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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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현역의원 물갈이가 본격화하면서 공천심사 기준에 대한 의문이 높아지고 있다.

공천심사위원들은 당 기여도, 인지도, 의정활동, 도덕성 등을 기준으로 꼽고 있지만 공천탈락자들은 입을 모아 "심사 기준이 뭐냐"면서 심사 결과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 공개가 어려운 것이 공심위원들의 심사는 주로 구두로 이뤄진다. "숫자로 계량화하기보다 위원들간의 협의를 거치는 방식을 선호한다"(한 공심위원)는 이유 때문이지만 객관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힘들다는 비판은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단독신청으로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한 서울지역 '친이' 성향의 한 예비후보도 "내가 봐도 심사 기준이 애매모호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공천탈락한 '친박'계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도 14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작심한 듯 25명의 공천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하며 공천심사 '기준'에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에는 선거마다 당을 넘나들었던 이른바 '철새' 정치인과 여론조사 열세자 등이 포함됐다.

먼저 철새 정치인으로 지목된 인물로는 16대 총선때 낙천, 탈당한 후 민주국민당에서 출마했던 2명과 김대중정부의 새천년민주당과 노무현정부의 열린우리당 당적으로 선거에 출마했던 인사 등이 포함됐다.

여론조사 반영도도 쟁점이 됐다. 김 의원은 친박계가 대거 탈락한 경기와 대구·부산 지역의 여론조사 3, 4개를 들며 "친박 의원들의 여론조사가 월등히 앞서는데도 공천에서 탈락했다"고 따졌다. 그 중에는 여론조사에서 4위한 사람이 1위를 제치고 공천 받은 경우도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안강민 공심위원장조차 '후회되는 곳 중의 한 군데'라고 말했다는 충북의 한 지역구에 공천받은 후보는 상대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에서도 졌다"며 강한 불신감을 표했다. 그는 안상수 원내대표도 몇 군데에 문제를 지적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정치를 오래한 사람 중 한 명인데 이번 한나라당 공천 만큼 기준 없는 무원칙 공천은 처음 본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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