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 루머+알트A 파장…흉흉한 월가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3.11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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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회사측 "터무니 없다" 진화 불구 불안감 지속

최근 급격히 재확산되고 있는 신용위기감이 미국 5대 투자은행 가운데 하나인 베어스턴까지 미치고 있다.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확보에 곤란을 겪고 있다는 루머와 함께, '알트에이(Alt-A)모기지'부실화로 인한 등급하향 악재까지 겹쳤다.

◇ 알트에이 모기지 채권 등급 하향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10일 베어스턴스가 발행한 알트에이(Alt-A)모기지 담보부증권 가운데 163개 세부 부문의 투자등급을 하향했다.
무디스는 "증권의 기초자산이 되는 알트에이 모기지 채권의 지급불능 및 차압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등급을 하향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이후 급격하게 불거지고 있는 알트에이 모기지 자산가치 하락은 손버그 칼라일 등 투자회사들에 대한 '마진콜(담보부족분 충족요구)'과 디폴트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은행들이 발행한 증권은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이 매입한다. 헤지펀드등은 매입할 증권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차입금을 동원해 채권을 매입하는게 일반적이다. 매입증권의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채권기관은 마진콜을 요청한다. 이 경우 보유자산을 팔아서 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자산의 시장가격이 더욱 떨어지는 역효과가 나게 된다.

채권을 발행한 투자은행이나 증권사 역시 소화되지 않은 물량은 자기계정으로 떠안고 있다. 이때문에 채권 등급하향은 발행사로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번스타인 리서치는 증권사 자산의 30% 정도가 이같은 형태로 묶여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동성 위기'소문..인터넷 정보사이트에 표출


이날 베어스턴스 주가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루머로 급락했다.
월가 관계자들은 시장에서 최근 베어스턴스가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루머가 최근 1~2주사이 계속 제기돼 왔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한 인터넷 금융정보 사이트에 이같은 루머가 게시되면서 소문이 급격히 확산됐다는게 한 월가 관계자의 말이다.

베어스턴스에 대한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신용부도 스왑)은 10일 610bp를 기록, 지난주말에 비해 400bp나 상승했다. 이는 그만큼 베어스턴스의 디폴트 위험이 높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어스턴스 전CEO이자 현재 이사를 맡고 있는 앨런 그린버그는 이같은 소문이 확산되자 이날 오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동성 관련 소문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베어스턴스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74억달러의 유동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으며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도 80억달러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오후 3시30분 현재 베어스턴스 주가는 10% 급락한 상태이다. 장중 한때 15% 가까이 급락, 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베어스턴스 뿐 아니라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 주요 금융회사들의 주가 역시 동반 급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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