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무료백신 시대 '활짝'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7.12.26 12:10
글자크기

야후 포털 최초 무료백신 선봬...'알약' 이용자수도 70만명 돌파

실시간 무료백신 시대가 활짝 개막된다.

PC 유틸리티 '알집'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가 실시간 무료백신 '알약'을 내놓은데 이어 야후코리아도 국내 포털 최초로 실시간 무료백신 서비스에 들어갔다.

국내 최대포털 네이버의 경우, 일찌감치 베타로 선보인 실시간 무료백신 'PC그린'이 보안업체의 견제로 계획 자체가 무산된 틈을 타 후발주자들이 앞다퉈 실시간 무료백신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주도권만 잃은 형국이다.



포털 등 서비스회사들과 일부 보안업체간 '무료백신' 논란이 증폭되던 시기와 같은 시각. 악성코드에 감염된 좀비PC들의 집단 공격으로 아이템 거래사이트 등 중소 인터넷 사이트들이 일시에 서비스가 마비되는 등 보안이 허술한 PC들을 이용한 사이버테러가 이미 그 수위를 넘어버렸다.

유료든 무료든 가정용 PC보안이 서비스가 단순히 이용자의 피해를 너머 국가 사이버 경제체계를 근본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유다.
↑이스트소프트가 선보인 '알약'↑이스트소프트가 선보인 '알약'


◇실시간 무료백신 봇물 터지나= 그동안 네이버와 다음, 엠파스 등도 '툴바'를 통해 무료백신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이는 이용자가 수동적으로 버튼을 누를때만 악성코드를 치료하기 때문에 이미 감염돼 있을 경우 '사후약방문식' 처방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반쪽짜리' 무료백신인 셈이다.



이번 실시간 무료백신 서비스와 관련해 야후코리아 관계자도 "수동검사 및 치료 서비스만으로는 매일 창궐하고 있는 신종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에 대응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이유도 그런 이유다.

야후코리아가 26일 내놓은 실시간 안티바이러스 서비스는 '야후 툴바'를 통해 제공되고 있지만, 웹브라우저를 켜지않아도 PC가 인터넷에 연결돼있다면 자동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엄연히 '실시간 백신'이다.

그러나 이미 실시간 무료백신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압축 유틸리티 '알집'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가 루마니아 '비트디펜더'와 손잡고 이달 들어 국내 최초의 실시간 무료백신 '알약'을 선보인 것. 불과 한달도 되지 않은 사이에 이를 다운받아간 이용자수만 70만명을 넘어섰다.


비록 자사 초고속인터넷가입자들에 한정된 서비스이긴 하지만 올해 초 KT가 내놓은 실시간 무료백신 '메가닥터2' 서비스 이용자수도 570만명(누적집계)을 돌파했다. 무료백신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엿볼 수 있는 대이다.

외국계 안티바이러스업계의 무료백신 서비스도 이미 국내에 상륙했다. 어베스트코리아가 내놓은 '어베스트 홈에디션'이 그것. 가정용 PC를 사용하는 개인 이용자라면 얼마든지 다운받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야후툴바에 탑재된 '실시간 백신'↑야후툴바에 탑재된 '실시간 백신'
◇보안업체 수익모델 차별화 시급= 물론 '네이버 PC그린' 사태와 마찬가지로 이번 야후의 실시간 무료백신 서비스를 바라보는 보안업계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이번 야후의 실시간 무료백신 서비스와 관련해 안철수연구소측은 "국내 실정에 맞게 즉각 대처할 수 있는 긴급대응과 기술지원 서비스가 매우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외산 백신엔진을 수입해서 한글화 작업만 해서 무료제공한다는 것은 국내 보안수준을 하향 평준화를 초래하는 위험한 일"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야후코리아측은 즉각 반발했다. 야후코리아의 이번 실시간 무료백신 공급 파트너는 외산업체가 아닌 국내 보안업체인 '비전파워'다.

물론 비전파워가 외산백신엔진을 차용해 사용하고 있지만 이뿐 아니라 자체개발한 안티스파이웨어까지 더해진 엄연한 국산 제품이다.여기에 기술적 지원도 실시간으로 비전파워측을 통해서 제공받고 있다는 것.

안철수연구소 입장에서도 이 점이 부담스럽다. 자칫 이 문제를 확대시킬 경우, 국내 PC보안업계 전체가 안철수연구소대 非안철수연구소와의 싸움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현재 안철수연구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PC보안회사들은 외산 백신엔진과 자체 기술력을 결합해 사용하고 있으며, 자체 긴급 대응조직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대부분 실시간 무료백신에 대해 환영하고 있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국내 이용자들을 겨냥해 날로 과감해지고 있는 중국발 웹해킹이나 트래픽공격(DDoS)이 대부분 보안이 허술한 개인용 PC가 악용되고 있으며, 그 위협 정도가 이미 국내 사이버 체계를 흔들 수 있는 지경에 와있는 현실에서 실시간 무료백신은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기 때문.

이미 개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실시간 무료백신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만큼, 더 이상의 반목보다는 상생할 수 있는 공존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포털이나 서비스회사의 실시간 무료백신은 정작 '공짜'는 아니다. 회원유치나 온랑인 광고 등을 목적으로 서비스회사들이 보안업체에 이용자들을 대신해 일괄적으로 제품비용을 지불하고 이용자들에게는 무료로 제공해주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서는 '공짜'이지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얼마든지 이를 보상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책임감 있는 서비스가 반드시 요구된다.

여기에 '악성코드에 감염됐다'고 겁박한 뒤 이용자들에게 매월 일정액을 요구하는 수많은 사기성 무료백신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선 기존 보안업체들의 개인용 시장에 대한 수익모델 차별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