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14일 전날 실시한 이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리서치엔리서치(R&R)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후보가 43.7%, 이회창 후보가 14.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를 두고 "이회창 후보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로 흔들렸던 정권교체의 대오가 박 전 대표의 분명한 입장 표명으로 복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후보 진영은 즉각 역공을 취했다. 조용남 부대변인은 "특정 후보를 낸 정당에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우리는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이번 조사 결과의 의미를 축소했다.
덧붙여 이 후보의 자녀 '위장취업' 파문을 공격 소재로 삼고 맹공에 나섰다. 이 후보가 이날 뒤늦게 자녀 위장취업을 통한 미납 세금을 납부한 점을 거론하며 "돈이면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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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을 저지르고, 문제를 지적하면 일단 발뺌하면서 부인한 뒤 안될 것 같으면 시인하고 결국엔 돈으로 다 갚았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직은 한번 잘못하면 다시 바로잡을 수 없다. 국민은 법과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양측은 이 후보의 열성 지지자인 탤런트 백일섭씨의 이회창 후보 비판 발언을 두고 충돌했다.
백씨는 전날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이회창 출마 규탄 대회 및 필승결의 대회'에서 "친구끼리 만나 같이 일을 하다가도 슬쩍 빠져버리면 뒈지게 맞는다"며 이회창 후보의 탈당 및 대선출마 행보를 비난했다.
백씨는 또 "법관도 지내고 당 총재에 대통령 후보를 두 번이나 지낸 분이 그런 배신을 하면 되나? (이 전총재는)밤거리 다니지 말아야지! 뒈지게 맞기 전에..."라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백씨의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은 이 나라가 법치국가인지를 의심케 한다"며 "한나라당은 이 후보에게 테러를 하겠다는 것인지, 선전포고인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또 "이 후보가 전날 대구 서문시장 방문 중 테러를 당했고 '이회창 후보를 공기총으로 죽이겠다'는 협박범이 검거돼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백씨의 폭언까지 나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