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버핏, 중국증시 큰 틀에서 봐야"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7.10.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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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응 홍콩 자산운용협회장 겸 베어링자산 亞太 CEO 간담회

"워런버핏, 중국증시 큰 틀에서 봐야"


"단기적으로 볼 때 버핏의 우려에 동의하지만 중국은 이미 '수퍼 사이클'에 들어섰다."

베어링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CEO) 겸 홍콩 자산운용협회장인 제리 응(Gerry Ng) 회장(사진)은 25일 "중국은 이미 '수퍼 사이클'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며 "상승주기가 10년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2013년까지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이 중국 과열을 경고한 데 대해 응 대표는 "버핏이 단기적인 관점에서 과열을 우려한 것은 동의하지만 대세 상승 관점에서 볼 때 투자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물가 상승에 대해선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돼지고기 등 음식료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수준은 0.9%로, 매우 낮다"며 "인플레이션이 시장에 영향을 주려면 음식료를 제외한 물가가 높아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투자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는 우려에 대해선 "중장기 전망이 밝은 만큼 가격이 떨어진다면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보수적으로 투자할 경우 이미 중국 및 홍콩증시에 투자해서 수익을 냈다면 원금을 확정해 놓고 이익금만 갖고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응 대표는 △ 도소매 은행 등 중국 내수주 △ 인프라 투자 수혜주인 건설회사, 철도운영회사 △ 구조조정 관련주 등을 투자종목으로 제시했다.

응 대표는 "중국이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내수와 수출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3년부터 매년 10% 이상 기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수출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이 8% 불과하기 때문에 향후 성장 여력 크다"며 "수출의 질적인 성장도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말 기준으로 10년새 섬유 의류 수출 비중은 29%에서 16%로 낮아진 반면 통신 전자 수출비중은 12%에서 23%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또 최근 중국 기업들이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을 활성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공시제도가 개선되고 기업마다 IR 담당자의 역할이 확대되는 등 국제 표준에 가까워 지고 있다"며 "지난해 도입한 스톡옵션제도를 통해 기업들이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경영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삼성투신운용은 지난 17일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범중화권에 투자하는 삼성그레이트차이나주식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베어링자산운용이 위탁운용을 맡는다.



베어링자산운용의 그레이트차이나주식펀드는 9월말 기준 홍콩증시 투자비중이 87%, 대만 2%, 싱가포르 4% 정도에 이른다. 지난해 94.6%의 수익률로 벤치마크지수인 MSCI중화지수 수익률 54%를 크게 웃돌았다. 올해 연초이후 9월말까지 수익률은 89.9%로 벤치마크지수 수익률 55.1%를 초과했다.

응 대표는 "대다수의 한국내 중국펀드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대형주에 투자하는 걸로 안다"며 "우리는 대형주 뿐 아니라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발굴하고 대만 싱가포르 등 다른 시장에도 투자해 다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버핏은 이날 한국을 방문,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손자회사인 대구텍(옛 대한중석)을 둘러보기 위해 대구를 찾았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증시가 강력한 펀더멘털로 급등했지만 곧 조정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핏은 또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단기간에 급등한 중국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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