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침체 우려↑,신흥시장 대비해야

유일한 기자, 김병근 기자 2007.09.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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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 성장이 대체로 완만하게,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베이지북이 발표됐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버블 붕괴와 이로인한 신용경색으로 미국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강화되고 있다.

◇베이지북, 미국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5일(현지시간) 8월 베이지북에서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의 확장국면이 전 지역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는 기존의 인식을 재확인했다.



베이지북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모기지 대출이 경색되고, 다시 주택경기가 더욱 하강하는 악순환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그러나 "부동산을 제외할 경우 이같은 시장 불안이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증시는 ‘신용경색이 경제성장에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연준(FRB)의 생각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왔고 이에 따라 주가가 급락했다. 2년만기 재무부 채권수익률이 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안전 자산 선호현상은 부쩍 강화됐다.



미국 경제가 상처를 입어 연준이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약화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베이지북을 보면 서브프라임 사태로 경기가 침체로 간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FT는 긍정적인 베이지북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인하가 가시화되면 주식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용경색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다.

◇경기지표는 갈수록 악화
그러나 주택시장 침체에 따라 경제성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7월 미결주택매매지수는 89.9로, 2001년 9월의 89,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월에 비해서는 12.2% 하락해 월가 예상치(-2.2%)를 하회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이코노미스트 로렌스 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만으로는 이처럼 큰 폭의 하락을 설명하기 어렵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준도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신용경색이 주택시장을 더 깊은 수렁으로 몰고 있다는 판단은 분명히 했다.

앞서 미국 공급구매자관리협회(ISM)는 8월 ISM지수가 52.9로 전월의 53.8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 53.0을 밑도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분기 미국의 집값 상승률이 10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OECD,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지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OECD는 신용 경색 여파로 미국의 경기 전망이 암울한 상황이라며 미국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OECD의 장 필립 코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제가 새로운 위협에 직면했다"며 "신용 경색에 따른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OECD는 이에따라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는 2.7%에서 2.6%로 각각 하향했다.

OECD는 이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번달 18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OECD는 또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국가들은 미국 경제의 경착륙에 스스로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는 한동안 안정세를 보인 신용 시장이 다시 요동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영란은행(BOE)이 전날 시중 은행에 추가 자금을 공급키로 결정한 가운데 ECB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유동성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오던 ECB는 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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