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외연확대' 핵심은 '반민주신당' 결집?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08.3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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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한-반한' 구상과 정반대...정치연대 움직임 '솔솔'

한나라당vs반한나라당(?), 민주신당vs반민주신당(?)

여권이 꿈꾸는 올 12월 대선 구도는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제정파의 힘을 한 데 모아 정권교체를 저지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른바 '대통합'의 출발 이유이자 존립 근거다. 열린우리당, 민주당 일부, 한나라당 탈당파, 진보개혁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여 '대통합민주신당'을 출범시킨 것도 같은 맥락.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꿈꾸는 대선 구도는 어떨까. 엄밀히 말해 전장에 나설 이명박 대선 후보가 그리는 구도는 뭘까. 이 후보는 경선 과정과 후보 확정 이후 줄곧 '외연'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역적으로는 호남과 충청, 정치적으로는 여권의 '대통합'에 합류하지 않은 '중립지대' 정치세력들이 대상이다. 구체적으로는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뉴라이트 계열의 시민단체 등이 영입 대상으로 거명된다.



참여정부와 민주신당에 반대하는 모든 정파와 지역을 아우르는 '정치연대'를 이루겠다는 것. 범여권의 구상에 맞서 '친노 대 반노' 구도를 핵심으로 놓고 '민주신당 대 반민주신당'까지 넓히는 전략이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열린우리당에 몸담았던 사람들만 아니면 모두 같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대통합' 참여 대상을 한나라당이 아닌 모든 정치세력으로 상정했던 여권의 구상과 정확히 반대다.

이런 상황에서 반노 세력의 결집을 시도하는 한나라당의 구체적 움직임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이 후보의 핵심측근들이 외부 우군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캠프의 좌장인 이재오 최고위원,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 등이 일부 보수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에 '연대' 제의를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 하는 외부 세력 영입을 위해 조만간 '외곽기구'도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곽기구를 활용한 영입 대상으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거물급 인사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의원은 "좌파정권 교체를 위해 국민운동본부의 성격을 띠는 외곽조직을 만든다는 구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구체적 그림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후보도 외곽기구 구성과 관련 "아직 그런 걸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전혀 아니다" "얘기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확정되지 않았을 뿐 뭔가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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