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해찬' '유머두관'..9인주자 토론스타일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08.2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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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드릴테니까 제 칭찬 좀 해주세요"

27일 대통합민주신당의 9명 경선후보들이 인터넷토론회를 위해 둘러앉은 용산 백범기념관. 모든 후보들은 발언 하나하나에 자신의 경쟁력과 차별성을 부각시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컷오프'까지 네티즌뿐 아니라 국민을 향해 자신을 알릴 기회가 드물기 때문이다.

총평하자면 9인9색. 고유의 색을 드러낸 후보도 있지만 입장에 따라 과감하게 변신한 후보도 눈에 띄었다.



◇千·柳는 '변신' 金은 유머= 천정배 후보가 확 바뀌었다. 평소 정적이고 토론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벗어버리듯 시종 공세적이고 저돌적이었다. 특히 손학규 후보에 대해서다. 차별화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싸움닭' '폭격기'란 별명이 그럴 듯하다.

원래 '싸움닭'하면 유시민 후보를 떠올렸지만 이날은 달랐다. "정책으로 경쟁하겠다"는 대선출마 선언식 때 약속을 '실천'하듯 질문도 답변도 침착했다. '공공의 적'인 손 후보에 대해서도 우호적이었다. 이 때문에 과거 팬들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토론회에 재미를 더한 건 김두관 후보. 자신이 주도하는 자유토론 시간에 유시민 후보에게 "해병대 동원해 깔따구 잡으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유 후보의 멧돼지 공약을 응용한 것.

곧이어 정동영 후보를 향해 "제 칭찬을 해달라"고 하자 좌중엔 폭소가 터졌다. 후보들은 입을 모아 "김 후보가 평소같지 않다"고 했다. 시선을 끌기 위해 '유머'를 선택했다면 전략이 성공한 셈이다.

◇점잖빼는 孫에 李 숫자공격= 이해찬 후보의 숫자공격이 날카로웠다. 손학규 후보에게 복지부장관 시절 출산율을 기억하느냐 묻고, "기억 못 한다"는 답변에 공세를 이어갔다.실효세율, 국립대 숫자 등도 또박또박 들이대며 토론을 주도했다.


손 후보는 말을 아꼈다. 모두 적극적으로 사용한 '1분찬스'는 마지못해 썼다. '대범한 1위'의 모습을 보이려는 듯했다. "웬만해선 싸우지 않겠다"는 지론이 묻어났다는 평가다.

연설솜씨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인 정동영 후보는 유려한 말솜씨를 뽐냈다. 곤란한 질문이 들어오면 핵심을 비켜가며 응대하는 위기탈출법도 보여줬다.



추미애 후보는 후발주자임을 의식한 듯 당당한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왜 나에게 질문을 안하느냐, 내가 정말 다크호스라서 그런 거냐"고 애교 섞인 불만도 토로했다.

한명숙 후보는 침착했다. 유한 모습도 그대로였다. 그러나 "대리접수 전수조사는 반드시 해야한다"는 데선 목소리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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