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서버·온라인 도박 줄줄이…릴스 도배한 불법 게임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24.09.20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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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스에 올라온 리니지M 프리섭 광고. 리니지M과 모든 인터페이스가 동일하지만 이는 엔씨소프트의 IP를 무단 사용하는 불법 서버다.  /사진=릴스 캡처릴스에 올라온 리니지M 프리섭 광고. 리니지M과 모든 인터페이스가 동일하지만 이는 엔씨소프트의 IP를 무단 사용하는 불법 서버다. /사진=릴스 캡처


메타가 운영하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 릴스에 불법 게임 광고가 범람하고 있다. 한국 게임의 이미지를 무단 도용한 중국산 게임부터 IP(지식재산권)를 무단 도용한 사설 서버 광고까지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중이다. 릴스 운영사인 메타(옛 페이스북)는 광고 게재 이전에 심의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릴스를 통해 게임 IP를 침해하는 광고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프리섭' 게임 홍보다. 프리섭(프리서버)은 온라인게임을 제작한 개발사나 유통을 맡은 퍼블리셔가 아닌 이들이 해당 게임을 별도로 서비스하는 서버다. '해적 서버'라고도 불린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프리서버를 통해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저작권 침해 피해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프리섭의 피해를 가장 많이 당하는 게임은 엔씨소프트 (180,400원 ▲1,200 +0.67%)의 리니지 시리즈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등이다. 최근 릴스에는 리니지 시리즈 중 최고 히트작인 리니지M의 프리서버 회원을 모집하는 광고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인 게임 광고를 클릭하면 구글플레이 등의 앱스토어로 연결되는 것과 달리, 프리섭 광고를 클릭하면 사설 서버의 링크가 나타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해당 광고에 노출되는 리니지M 서버는 엔씨의 동의 없이 운영되는 프리섭이 맞는다"며 "현재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요청해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화려한 영상을 자랑하는 중국 게임 광고. 하지만 이 영상은 국산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의 트레일러에서 무단 도용한 것이다. /사진=릴스 캡처 화려한 영상을 자랑하는 중국 게임 광고. 하지만 이 영상은 국산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의 트레일러에서 무단 도용한 것이다. /사진=릴스 캡처
또 다른 불법 광고는 중국계 게임사가 만든 '홉: 워 오브 소울'이라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이 게임은 앱스토어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게임이다.

다만 광고 영상 초반에 시선을 끄는 여성 캐릭터의 영상은 이 게임의 인플레이 영상과 전혀 다르다. 해당 영상은 국내 업체 시프트업 (57,200원 ▼1,500 -2.56%)이 개발해 PS5(플레이스테이션5)에서 유통하고 있는 '스텔라 블레이드'의 트레일러 영상을 무단 도용한 것이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해당 게임과는 어떠한 IP 협업도 한 바 없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릴스 등을 운영하는 메타는 광고 게재 전 AI(인공지능) 필터링을 통해 불법 콘텐츠를 검토한다. 하지만 수백만개의 광고를 모두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이다. 실제로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에는 국내에서 불법인 온라인도박사이트 광고가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게임 IP가 워낙 다양해 AI를 통한 1차 스캐닝으로 모두 잡아내는 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러한 불법 광고들은 IP 저작권자 뿐만 아니라 제3자의 신고를 통해서도 적극적으로 잡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온라인 도박의 경우 국내와 달리 합법인 국가들에서 만들어진 광고로 추정된다"며 "국내 페이스북과 인스타 등에 노출되는 게 발견되면 즉시 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게임들이 인플레이 콘텐츠와 다른 허위 광고로 고객을 현혹하는 건 자주 봤지만 아예 다른 게임 영상을 도용하는 건 차원이 다른 불법 행위"라며 "인스타그램과 같은 대형 플랫폼이 광고 수익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책임감을 갖고 IP 침해행위를 방지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국내에서 불법인 온라인 도박사이트 광고. /사진=페이스북 캡처국내에서 불법인 온라인 도박사이트 광고. /사진=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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