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도 '매운맛'에 푹 빠졌다…라면 수출 '1.5조' 시대 '활짝'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09.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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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도 '매운맛'에 푹 빠졌다…라면 수출 '1.5조' 시대 '활짝'


라면 '수출 1.5조원' 시대를 맞아 라면 제조 3사(농심·삼양식품·오뚜기)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푸드(한국식 음식)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라면은 중국·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수출 라면 1.5조 시대 연다…세계인이 즐기는 K라면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 증가한 8억 달러(약 1조6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라면 수출액이 1조원을 돌파한 시점은 지난해 10월에서 올해는 두 달 앞당겨 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대 최대치를 갱신한 수치로 라면 업계는 올해 수출액이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면 수출의 주요 시장은 크게 세 곳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큰 시장은 중국과 미국이다. 이 기간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1억6000만 달러(약 2100억원)로 가장 많았고 전년 동기 대비 26.9% 증가했다. 중국에선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간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한국 라면의 주요 소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향 수출액이 1억4000만 달러(약 1900억원)로 두 번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5% 급증한 수치다. 이는 미국 내 K팝에 대한 선호도 증가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영향 덕분이다. 특히 한국 라면의 매운맛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내 대형 마트나 온라인 플랫폼 등 유통망도 갖춰져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유럽이다. 특히 네덜란드로의 수출액은 약 6000만 달러(약 8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8.3% 증가했다. 이 외에도 유럽 전역에서 한국 라면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4.9%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독일은 47.4% 증가했다. 이는 유럽 시장에서도 간편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 라면이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라면 3사 '맞춤형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라면 제조 3사는 맞춤형 전략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을 앞세워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한국 라면의 매운맛을 알렸다. 특히 농심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세워 라면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농심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매출 15억 달러(약 2조 원)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멕시코 등 남미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의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강한 매운맛으로 인기를 끌며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불닭 챌린지'와 같은 놀이 문화로 번졌다. 삼양식품은 특히 네덜란드에 유럽 법인을 세우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라면 외에도 소스와 스낵류까지 수출 품목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오뚜기는 해외 유통망 확대와 마케팅 활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내수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오뚜기는 2028년 해외 매출 1조원이란 목표를 세우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각국 소비자들의 입맛과 트렌드를 분석해 현지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망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라면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매운맛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간편한 조리법과 다양한 맛의 선택지가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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