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I 성공 맛본 한국유나이티드제약, P-CAB 신약물질 개발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9.1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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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P-CAB 제제 외래 처방 규모/그래픽=김지영국내 P-CAB 제제 외래 처방 규모/그래픽=김지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21,800원 ▲300 +1.40%)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개발에 나선다. 기존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복합제와 병행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계획이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계열사 유엔에스바이오는 최근 P-CAB 계열 신약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현재 기초연구단계로 기존 제품과 약효를 비교하는 상황이다.



개량신약 비중을 높여 약 20%가량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기존 PPI 복합제인 라베듀오도 개량신약으로 개발해 블록버스터(매출 100억원 이상) 약물로 성장시킨 바 있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이나 속이 쓰리거나 신트림, 목에 이물질이 걸린 듯한 느낌이 드는 질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역류성식도염 환자 수는 약 490만명으로 국민의 10%가 겪고 있다.



P-CAB 제제는 새로운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기존 PPI 제제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효소를 차단해 위산 분비를 막는 원리다.

기존 약물 대비 복용이 간편하다. PPI는 위산에 의해 활성화되기 때문에 식사 30분 전 복용해야 효능이 나타나지만, P-CAB은 식사와 관계없이 아무 때나 먹어도 된다. 또 약효 지속 시간이 길다.

P-CAB이 처음 출시된 2019년 상반기에는 시장 점유율이 4%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 27.1%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처방 규모는 약 2100억원으로 올해 약 3000억원대를 내다보고 있다.


기존 P-CAB 신약 시장을 이끄는 것은 HK이노엔 (47,850원 ▼100 -0.21%)의 30호 국산 신약 '케이캡'이다. 대웅제약 (143,200원 ▲1,100 +0.77%)의 34호 국산 신약 '펙수클루'와 함께 시장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제일약품 (14,910원 ▼70 -0.47%)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기존 PPI 개량신약 강자인 장점을 활용해 시장에 합류한다. 올해 라베듀오의 매출만 200억원대로 예상한다.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PPI 개량신약도 개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UI028'의 3상 시험계획 변경 신청을 승인받은 바 있다. 모집 환자 수를 줄이고 시험군과 대조군 2개로 축소하는 등 임상 디자인을 개선해 내년 12월까지 임상 종료를 목표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라베듀오, 라베미니 등 PPI 제제 개량신약에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P-CAB 신약을 출시한다면 양쪽 시장 공략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P-CAB이 PPI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커 기존 PPI 강자의 도전도 기대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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