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전자·30만닉스' 꿈 물거품?…"반도체주 추락, 줍줍 기회"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4.09.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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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기자/사진=임종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년 6개월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됐던 반도체 관련주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국내외 증권가의 낮아진 눈높이에 따라 주가도 힘을 잃어버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관련주가 단기 하락세를 보이는 지금이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한 시기라고 조언한다.

19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63,100원 ▼1,300 -2.02%)는 전날보다 1300원(2.02%) 내린 6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6만22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 기록을 깼다. 반도체 빅2 SK하이닉스 (152,800원 ▼10,000 -6.14%)도 1만원(6.14%) 떨어진 15만2800원을 기록했으며, 한때 10%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한미반도체 (96,200원 ▼3,300 -3.32%), 제주반도체 (12,070원 ▼460 -3.67%), 주성엔지니어링 (24,100원 ▼750 -3.02%) 등 반도체 중·소형주도 약세 마감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큰 폭 하향하며 급락을 주도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겨울이 다가온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대폭 내렸다. 투자의견은 두 단계 낮춘 '비율축소'를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도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조정했다. 지난 11일에는 미국 대형금융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는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국내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줄하향하며 하방 압력을 키운 바 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리포트를 낸 국내 증권사 중 9곳(KB증권·현대차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대신증권·BNK투자증권·DB금융투자)이 목표가를 하향했다. 그중 KB증권은 13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가장 크게 조정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내린 증권사도 5곳에 달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사진=뉴스1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사진=뉴스1
업황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가 반영됐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이 추정치를 7.2% 밑도는 81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9.7% 못 미친 11조8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SK하이닉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망치를 각각 4.7%, 4.5%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타 증권사들 역시 두 기업의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경쟁 심화와 반도체 가격 상승에 다른 완제품의 원가율 상승이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제품 출시 지연 가능성도 주요 하락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반도체주의 주가 하락을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적으로 실적, 가격 지표 등 주가에 부담이 될만한 부정적 요인들이 산재해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업종 방향성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분석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대형주 실적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하회하고 부정적 센티먼트(투자심리)가 형성될 재료들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방향성에 확신을 드러낼 지표들이 10~11월 중 확인될 것"이라며 "오히려 실적 우려 반영 과정이 주가의 지지선 형성 구간으로 보이고, 견고한 기초체력을 기반한 SK하이닉스 중심의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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