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기금 금리 추이/그래픽=이지혜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정례회의인 FOMC(공개시장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50bp(1bp=0.01%포인트) 내린 4.75~5.00%로 결정했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내린 것은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시장금리와 함께 은행 대출 금리에도 이미 반영된 상태다. 올해 초 3.82%였던 5년 만기 은행채의 금리는 지난 13일 3.149%까지 하락한 상태다. 5년 만기 은행채는 주택담보대출 혼합형(5년 고정·주기형) 금리의 준거금리로 쓰인다.
이와 함께 '빅컷'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이 25bp가 아닌 50bp를 내린 것을 두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FOMC 직후 미국채 10년물은 3.645%까지 하락했으나 연준 기자회견 동안 반등해 3.7%를 상회했다.
8월 한 달 동안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9조3000억원 급증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8조2000억원 늘었다.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30조원으로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했다. 2021년 7월(9조7000억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액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사진=뉴스1
이 시각 인기 뉴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에 맞춰 은행권은 지난 7월부터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한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섰고, 시장금리 하락을 사실상 상쇄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61~6.01%로 지난 7월 초와 비교해 금리 하단이 0.67%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각종 가계대출 제한 대책들을 내놓으면서 대출 한도를 줄였다. 금융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이달부터 시행됐다.
각종 대출 제한 정책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폭은 한풀 꺾인 상태다. 지난 12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해 2조1772억원 늘었다. 하루 평균(영업일 기준) 2419억원으로 지난달(4244억원)과 비교해 증가 폭이 둔화했다.
증가 속도는 떨어졌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1주택자 주담대 금지 등 강한 대책 강도를 봤을 때 아직 기대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주담대의 경우 계약 시점과 대출 실행 시점이 1~2개월 차이가 나는 것을 감안하면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시장금리가 하락하더라도 대출 금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계대출을 잡아야 하는 시점에서 또다시 급격히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권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금리에 선반영된 상태로 시장에서는 인하 여부보다는 인하 주기와 강도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권에서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상 시점을 당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