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사람한테만 공개한 내 사진 '딥페이크'…잡고 보니 '사촌 오빠'

머니투데이 박상곤 기자 2024.09.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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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김현정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


사촌 동생 사진으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얼굴 등 신체 부위를 합성한 허위영상물) 성범죄물을 만든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16일 MBC에 따르면 20대 여성 A씨는 지난 4일 '딥페이크 피해 사실이 확인됐으니 경찰에 연락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A씨는 지난달 딥페이크 성범죄물의 심각성이 알려진 뒤 본인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비공개로 바꿨던 터라 이 같은 연락에 크게 당황했다고 한다.

A씨는 "별로 왕래가 없던 남자 지인이나 동창들, 안 친한 사람들은 죄다 프로필을 못 보게 차단하고 인스타그램도 정리했는데"라며 깜짝 놀랐다.



경찰에서 확인한 가해자는 다름 아닌 사촌 오빠인 B씨였다.

B씨는 평소 A씨와 "취미생활 꼭 가져봐라. 좋은 영향이 많은 것 같다" "멋지다" "응원한다"는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하게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끼리 종종 여행도 갈 정도로 왕래도 잦았다.

B씨는 A씨와 SNS에서 비공개 사진도 볼 수 있는 이른바 '친구 사이'로 지내며 얻은 사진으로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만들었다.


A씨는 "(B씨가) 친척 동생들과도 잘 놀러 다녀서 친절하고 속이 깊다고 생각했다"며 "할머니도 엄청 잘 챙겨서 전혀 이럴 줄 예상도 못했다. 얼떨떨하고 믿기지도 않고 배신감이 크고 소름끼친다"고 했다. 이어 "엄마가 그 얘기를 듣고 처음에는 못 믿다가 (큰 충격을 받고) 대학병원 응급실에 입원까지 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지난달 딥페이크 집중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한 뒤 가족이나 친척을 대상으로 한 가해자가 처음 확인된 사례다.



B씨는 사촌 동생은 물론 미성년자를 포함해 아는 여성 24명의 얼굴 사진으로 딥페이크 성범죄물 128개를 만든 혐의를 받는다. 또 B씨는 성착취물 수집을 위해 텔레그램에 교환방도 만들어 아동과 청소년 성착취물 9000여개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를 구속한 뒤 검찰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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