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행정제도 및 입시제도 개편을 중심으로'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24.08.27. /사진=김선웅
전문가들은 '싱크탱크'로서 한은의 행보가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정치적 논쟁과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정책 실현 가능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뒤따른다.
한은은 저출생·고령화와 지역 격차 등 구조적 문제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고 지역사회에서 먼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과 그 외 지역간 불균형이 커지면서 지역경제의 성장기반도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방안을 찾는 것이 한은의 중요한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관련 전문가 반응/그래픽=최헌정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은이 물가 관리와 통화정책을 하는데 있어 부동산 가격이나 다른 구조적문제가 걸림돌이 되다보니 관련 연구를 하는 것"이라며 "미국 등 해외 중앙은행도 다양한 주제의 연구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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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총재가 여러 구조적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보고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한은의 제언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정부가 여러 의견을 받아들이고 실패한 정책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은의 행보가 중앙은행의 업무 영역을 넘어서면서 정책 제안을 하는 건 월권이라는 견해도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정책 보고서를 만드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연구자 개인의 연구로 그치지 않고 공식 입장처럼 발표하는 것은 정부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은이 정부 정책에 대해 조언을 하기 시작하면 서로간 지켜야 할 선이 무너지고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한은의 독립성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 안팎에서는 지속가능성 문제도 나온다. 이 총재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한은이 이같은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한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가 오기 전에는 하지 않던 일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한은이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은 있다"며 "내부에서도 총재가 바뀌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재는 사회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교육 보고서를 발표하는 심포지엄 현장에서 "나쁜 균형에서 빠져나오려면 파격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정부 정책이나 법제도를 손대지 않더라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교수님들이 결단만 해준다면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나쁜 균형에서 벗어나는 단초를 제공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