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스웨덴 캔디?"…초고속 왕좌의 게임, 디저트 전쟁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09.1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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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시장 유행 주기 6~9개월에 불과, 요식업·식품업계 리스크·피로감 커져

스웨덴 캔디 홈페이지 화면 캡쳐./사진=스웨덴 캔디스웨덴 캔디 홈페이지 화면 캡쳐./사진=스웨덴 캔디
국내 디저트 시장의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온라인의 영향으로 디저트 트렌드가 초고속으로 변하고, 새로운 제품들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탕후루에 이어 요거트 아이스크림, 두바이 초콜릿이 유행하더니 최근에는 스모어 초콜릿과 스웨덴 캔디 등이 주목을 끌고 있다. 유행 주기가 급격히 짧아지면서 요식업과 식품업계의 리스크(위험)와 피로감도 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 시장의 유행 주기는 6~9개월 정도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왕 카스텔라, 벌집 아이스크림, 탕후루 같은 제품들은 1년 넘게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에는 이런 주기가 더 짧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희소성'이 클 수록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이나 독특한 재료를 사용한 디저트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일부 제품은 오픈런 현상이나 중고 거래에서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한다. 틱톡과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있으며, 인플루언서들의 이른바 '먹방 영상(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두바이 초콜릿은 SNS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국내 디저트 시장을 강타했다. 피스타치오 잼과 중동의 얇은 국수인 카다이프로 만들어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맛을 내는 초콜릿이다. CU 등 편의점과 일부 백화점에서 판매한 두바이 초콜릿이 완판되는 등 품귀 현상을 겪을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두바이 초콜릿'을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들./사진=뉴스1 '두바이 초콜릿'을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소비자들./사진=뉴스1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가 주춤해졌다.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새로운 디저트들이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모어 초콜릿과 스웨덴 캔디가 대표적인 예다. 스모어 초콜릿은 구운 마시멜로와 초콜릿이 어우러진, 캠핑 간식 스모어에서 영감을 받은 디저트다. 스웨덴 캔디는 북유럽의 대표 간식으로 다양한 맛과 독특한 식감을 자랑하는 젤리다. 아직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았다.

디저트 시장에서 유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인플루언서들의 먹방과 디토 소비다. 디토 소비란 자신의 취향과 비슷한 유명인이 구매한 제품을 그대로 따라 사는 소비 행태를 말한다. 이는 단순한 모방 소비와 달리, 자발적이고 개인화된 소비 트렌드로 알려진다. MZ세대(1980~2000년생)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이 소비 행태는 디저트 시장의 트렌드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이 같은 초고속 유행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과거 탕후루나 벌집 아이스크림처럼 한때 유행했던 디저트들이 금세 사라졌던 것처럼, 현재 인기 있는 디저트들도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디저트 창업이나 대량 생산을 계획하는 기업들에게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탕후루 매장 폐업은 급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300여개의 탕후루 매장이 문을 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50곳에 불과했다. 반면 폐업한 가게는 지난해 72곳에서 같은 기간 190곳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디저트 유행이 급격히 변하는 만큼, 창업이나 제품 생산을 할 때 장기적인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이번 디저트 전쟁에서 누가 왕좌를 차지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SNS를 통한 빠른 트렌드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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