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파트너' 김준한 / 사진=스튜디오S·스튜디오앤뉴
‘굿파트너’의 우진은 은경을 오랜 시간 짝사랑했고 그 사랑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진은 신입 변호사 시절부터 은경과 함께했다. 자신과 달리 냉철하고 직설적인 은경을 보며 동경했고, 은경에게 변호사로서 많은 걸 배웠다. 우진은 인간 은경을 존중하고, 변호사 은경을 존경한다. 그리고 여자 은경을 사랑한다. 은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당사자에게 내색한 적은 없다. 이미 가정이 있는 은경에게 우진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한다. 은경의 오래된 습관을 기억해 그가 필요한 것들을 내어주고, 다정하고 힘이 되는 말 한두 마디를 건넬 따름이다.
'굿파트너' 김준한 / 사진=스튜디오S·스튜디오앤뉴
'굿파트너' 김준한 / 사진=스튜디오S·스튜디오앤뉴
얼굴을 갈아끼웠다는 찬사를 할 수밖에 없는 연기다. 김준한은 신기할 만큼 낯빛의 온도를 정반대로 오가며 우진을 다단한 매력으로 형상화한다. 그리고 김준한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우진은 ‘굿파트너’에서 매력적으로 존재한다. 과거 김준한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주어진 대본대로 하는 배우가 아닌 자기식으로 인물을 만들어가는 배우였다. 그의 또 다른 인생 작이라 할 만한 드라마 전작 쿠팡플레이 ‘안나’의 지훈도 그의 세밀한 아이디어가 더해져 그해 최고의 악역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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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독서와 영화 감상을 즐기는 김준한은 보고 듣는 것에서 필요로 하는 감정선의 데이터를 늘 축적하고, 이것들을 하나하나 뼛속 깊이 새겨 넣는다. 때문에 어떤 역할이건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늘 준비된 자세를 갖추고 있는 배우다. 오늘날 김준한의 연기는 ‘폼 미쳤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미친 폼’의 이 배우는 ‘굿파트너’에선 해처럼, ‘안나’에선 달처럼 존재했던 것처럼 작품을 뜨겁고 차갑게 만드는 강한 힘이 있다.
이 배우가 더욱 흥미로운 건, 그가 처음부터 연기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건 아니라는 점이다. 인기 그룹 라이즈가 리메이크해 화제가 된 ‘응급실’의 원곡자가 바로 그가 소속됐던 밴드 이지다. 남자들의 노래방 애창곡인 ‘응급실’은 20년 가까이 사랑받고 있는 히트곡이다. 김준한은 이지의 드러머였다. 타고난 박자 감각은 감출 수 없나 보다. 드라마 속에서도 타고난 리듬감을 보여주고 있는 김준한은 지금 최상의 연주로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