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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종영한 JTBC '가족X멜로'(연출 김다예, 극본 김영윤)은 11년 전에 내다 버린 아빠가 우리 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다. 엄마 금애연(김지수)을 지키기 위해 원더우먼이 되고 싶은 'K장녀' 변미래 역을 맡은 손나은은 1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굉장히 행복했고 배울 것이 많았던 현장이었어요. 그래서 뜻깊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지금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마지막 방송이라는 사실이 아쉬워요. '가족X멜로'가 없는 주말을 이제 어떻게 보낼까 싶어서 허전하기도 해요."
"처음에는 잘 해낼 수 있을까 부담도 됐어요. 그런데 작품을 보면 미래가 성장하는 캐릭터잖아요. 이 작품을 잘 끝내면 저도 미래처럼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단단해지고 싶은 마음에 '가족X멜로'를 선택했어요. 감독님이 촬영 초반에 '나은 씨한테서 미래의 모습이 있어요'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런 모습을 잘 살리면 미래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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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변무진(지진희)이 끝내 사채까지 써서 가게와 집을 말아먹으며 변미래는 열여덟의 나이에 어른이 되어야 했다. 다시 돌아온 아빠를 떼어 놓으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변미래는 극 중 다양한 인물과 만나지만, 손나은은 이 부녀 관계에 초점을 맞춰 캐릭터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미래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만나는 캐릭터예요. 상황과 신, 만나는 인물마다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중에서도 아빠와의 관계가 가장 포인트였어요. 애증의 관계이다 보니 처음에는 이런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현장에서 지진희 선배님의 연기를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표현된 것 같아요. 시간이 갈수록 관계가 풀리고 다시 가까워지는 순간이 있는데 단계별로 차근차근 표현할 수 있도록 상의했던 것 같아요."
또한 변미래는 다양한 인물과 주고받는 대사뿐만 아니라 내레이션을 통해서도 자신의 마음을 전달한다. 손나은은 대사와 내레이션을 오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꼭 살려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처음 봤을 때 내레이션이 좋았고 살려보고 싶었어요. 어렵다기보다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연기하는 중간중간 마치 마음의 소리처럼 껴있기 때문에 대사와 내레이션을 왔다 갔다 하는 부분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녹음은 따로 했지만 그 순간순간의 감정을 기억하면서 속내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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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나은에게서 변미래를 봤다는 김다예 감독의 말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손나은의 인생과 변미래의 인생에 여러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도드라지는 특징은 둘 다 장녀라는 점. 손나은은 "저도 엄마를 지키기 위한 원더우먼이 되고 싶었다"라고 변미래와의 공통점을 전했다.
"저도 장녀다 보니 가족 이야기에 공감했던 부분들이 있어요. 가족을 사랑하는 책임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긴 한데 잘 드러내지는 않거든요. 미래도 비슷한 것 같아요. 이런 책임감이나 엄마를 지키기 위한 원더우먼이 되고 싶어 하는 모습들이 저에게도 있는 것 같아요."
또한 어린 시절부터 사회생활을 해야만 했던 변미래의 삶은 어린 나이에 데뷔했던 연예인 손나은의 삶과 맞닿아 있다. 손나은은 "직업은 다르지만 근성과 끈기, 책임감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며 자신의 연예계 생활을 돌아봤다.
"미래와 다른 점도 있지만, 같은 부분도 있어요. 이 일을 10년 넘게 해온 사람으로서 제가 버틸 수 있던 건 근성과, 끈기, 책임감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미래와 비슷한 것 같아요.
그리고 손나은은 어느덧 미래처럼 가족을 책임지게 됐다. 다만, 이름과 달리 그리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았던 미래와 달리 손나은은 가족을 책임지는 동시에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손나은은 "조급하지 말고 내 페이스대로 가자는 마음을 가졌다"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그려봤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의 보호 아래에 있었지만, 지금은 장녀로서 부모님을 챙기고 책임질 일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도 미래와 비슷한 것 같아요. 사실 어렸을 때는 나이가 빨리 들고 싶었는데 30대가 되니 조급해지는 마음도 생기더라고요.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계한 건 아니지만, 조급하지 말고 내 페이스대로 가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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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다양한 반응이 있다는 건 알고 있어요. 좋은 이야기일 수도 있고 쓴소리일 수도 있는데 그것마저도 저에게 주시는 관심이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고쳐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는 이런 반응도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혼자서는 부족한 부분을 보지 못할 것 같거든요. 100% 만족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반응들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제 숙제가 아닐까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가족X멜로'는 중요했고 손나은은 일취월장한 연기력으로 자신을 증명했다. 손나은 스스로도 "개인적으로는 성장한 것 같다"며 조금은 만족스러워했다.
"개인적으로는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미래라는 캐릭터를 무사히 잘 해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어요. 물론, 채워나가야 하는 부분이 많지만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미래의 캐릭터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연기한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더라고요. 또 이번에 손나은 연기가 절실해 보인다는 반응이 기억에 남아요. 매 작품 최선을 다했지만 이번에는 좀 더 애정을 담았는데 그런 마음을 알아주신 것 같아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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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에이핑크로 데뷔한 손나은은 현재는 그룹을 탈퇴하고 배우로서의 삶에 집중하고 있다. 손나은은 "연기는 하면 할수록 욕심이 난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연기의 매력에 대해 전했다.
"연기는 예전부터 하고 싶었어요. 그런 마음이 있는 상태에서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고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런 생각이 반복되니까 매 작품 연기를 더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설레고 즐거워요. 혼자서 하는 작업도 아니고 함께 만나서 하는 작업들이 정말 즐겁게 느껴져요."
다만, '배우 손나은'에 대해서는 조금은 박한 평가를 내렸다. 아직까지는 그 색이 선명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가족X멜로'를 통해 더 잘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저도 아직까지 '배우 손나은'이 어색하긴 해요. 아직까지는 그 색이 선명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족X멜로'를 통해 배우 손나은이라는 수식어가 조금 더 선명해진 것 같아요. 용기와 자신감을 많이 얻어서 다음 작품에서 잘할 수 있는 발판이 된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 받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손나은의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손나은은 '로코'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가족X멜로'에서 최민호와의 멜로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로코를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금씩 자신의 색을 선명히 밝혀가는 손나은이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가장 해보고 싶은건 '가족 멜로'말고 진짜 멜로나 로코에요. 그외에도 액션물이나 통쾌함을 주는 사이다물도 해보고 싶어요. 특정 직업보다는 봤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캐릭터나 센 대사를 뱉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