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 뗀 여중생 송치…비난 잠재우려던 경찰서장, '복붙 사과'로 뭇매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4.09.0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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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동부경찰서장이 쏟아지는 비난 글에 답글을 남긴 모습. 전단지를 무심코 뗐다가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여중생 사건과 관련해 경찰 처분의 적절성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사진=용인동부경찰서 자유게시판 글 캡처 용인동부경찰서장이 쏟아지는 비난 글에 답글을 남긴 모습. 전단지를 무심코 뗐다가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여중생 사건과 관련해 경찰 처분의 적절성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사진=용인동부경찰서 자유게시판 글 캡처


전단지를 무심코 뗐다가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여중생 사건과 관련, 경찰에 쏟아지는 비난에 관할 경찰서장이 답글로 사과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용인동부경찰서 자유게시판에 달린 비난 글 일부에 김종길 용인동부경찰서장이 "용인동부경찰서장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답글을 달았다.



그는 "많은 소중한 의견 중 이 게시글에 답변을 드린다"며 "언론 보도와 관련해 많은 분께 걱정 끼친 점에 대해 서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 게시물의 불법성 여부 등 여러 논란을 떠나 결과적으로 좀 더 세심한 경찰행정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관심과 질타를 토대로 더욱 따뜻한 용인 동부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썼다.



앞서 한 여중생이 경기 용인 소재 아파트 엘리베이터 거울에 붙은 전단지를 무심코 뗐다가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경찰은 재물손괴죄가 된다고 봤는데 여중생 측은 "관리소 도장이 없는 불법 전단지가 거울을 가려 뗀 것인데 검찰까지 넘어갈 일이냐"고 토로했다.

이에 경찰을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용인동부경찰서 자유게시판이 비난 글로 도배됐다. 시민들은 "자수합니다", "나도 잡아가라", "여기가 전단지 맛집이냐", "아파트 청소 관리자는 다 잡혀가냐", "경찰은 약자 보호 슬로건을 떼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경찰서장이 답글을 남긴 것인데 이를 두고도 비판 여론이 거세다. 한 시민은 "몇몇 글에 형식적으로 똑같은 댓글 달지 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도 "사과문 띄우기 싫으니 복붙(복사+붙여넣기)으로 대충 때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어떤 시민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쓰는데 직접 답변하는 거 맞냐"고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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