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목숨 끊기 전 신호였다니…주변 80% "눈치 못 챘다"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8.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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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보건복지부/사진제공=보건복지부


자살 사망자의 97%가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주변에서 이를 알아차린 비율은 24%에 그쳤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5~2023년 자살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유족 1262명으로부터 얻은 자살 사망자 1099명에 대한 심리부검 면담 자료를 분석했다. 심리부검은 자살 사망자의 가족 또는 지인의 진술과 고인의 기록을 검토해 자살 사망자의 심리·행동 양상과 변화를 확인해 자살의 원인을 추정하는 조사 방법이다.

자살 사망자의 64.7%는 남성이었고, 사망 당시 평균 연령은 44.2세였다. 1인 가구는 19.2%로 집계됐다. 자살 사망자의 86%가량은 정신질환을 겪은 것으로 추정됐다. 주로 우울(74.5%), 중독(27.2%), 불안(8.8%) 등이 있었다. 소득 수준은 월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46.5%)이 절반 가까이에 달했다.



자살 사망자의 96.6%는 사망 전에 자살을 암시하는 행동·심경 변화를 보였지만 이를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23.8%에 그쳤다. 주요 자살 경고 신호는 감정 변화(75.4%), 수면상태 변화(71.7%), 자살·죽음에 대한 잦은 언급(63.6%), 자기비하적 발언(47.0%), 주변 정리(25.8%) 등으로 집계됐다.

자살 사망자는 평균 4.3개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했다. 35~49세 장년기 사망자(356명)는 직장 동료와의 관계 문제, 사업 부진·실패, 부채 등등을 호소했다. 34세 이하 청년기 사망자(344명)는 부모의 이혼이나 가정불화로 인한 스트레스와 구직 스트레스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심리부검 면담에 참여한 유족의 98.9%는 사별 후 심리·행동(97.6%), 대인 관계(62.9%), 신체 건강(56.5%), 가족 관계(52.2%) 등에서 변화를 겪었다. 자살을 떠올리는 자살 사고(56.3%), 심각한 불면증(33.1%), 심한 우울(20.0%) 등 다른 정신 건강 관련 문제도 겪었다. 유족의 72.7%는 고인의 자살 사망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했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지난달부터 의무화된 자살 예방 교육에 자살 위험 경고 신호를 파악하는 방법이 포함돼 있다"며 "자살 고위험군이 보내는 경고 신호에 대한 가족·친구·동료 등 주변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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