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에 올라온 건기식 중고제품
"폐업했습니다. 도맷값도 안되는 가격에 가져가세요."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중고거래가 허용된 후 첫 번째 명절을 맞아 각종 중고거래 사이트에 건기식 제품 판매글이 봇물 터지듯 늘어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들어온 명절 선물 중 비교적 고가이면서 필요성이 엇갈리는 건기식을 현금화하려는 수요가 해당제품에 관심이 있거나 값싸게 추석 선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를 찾아나서면서 매물이 쌓이는 모습이다.
중고거래 제품은 대표 건기식 브랜드인 정관장 홍삼 제품이 한 눈에도 가장 많았다. 가격은 시중 판매가격에 비해 상당히 저렴했다. 인기제품인 에브리타임은 온라인 판매가격보다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다른 회사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정가대비 할인률이 높았다. 고려인삼 등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가격에 매물이 올라왔다. 시중가보다 80~90% 싼 가격도 보였다. 매물이 쌓이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가격을 점차 낮추기도 했다. 구매자 중에는 명절 선물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있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8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건강식품코너에서 고객이 건강기능식품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4.06.18. [email protected]
다른 제품과 달리 요건이 있다보니 거래위반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6~7월 당근 등 4개 중고거래 플랫폼과 네이버 온라인 커뮤니티를 조사한 결과 571건의 불법거래를 적발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294건이 건기식이었다. 124건이 당근과 번개장터 이외에서 물건을 판매하려 해 적발됐고, 개봉 상품 91건, 소비기한 위반 44건, 표시사항 위반 34건, 냉장 냉동 보관상품 7건 등(중복포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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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업계는 개인간 재판매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자의 데이터가 아니라면 전체 규모를 집계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데이터를 갖고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은 공개를 거부했다. 건기식업계 관계자는 "개인간 건기식 거래 허용으로 안전성 등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시범사업으로 시행되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