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돈이면 참아야지"…'주7일 근무' 엔비디아, 이직률 낮은 이유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2024.08.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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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엔비디아 본사 건물 일부분./산타클라라 로이터=뉴스12015년 엔비디아 본사 건물 일부분./산타클라라 로이터=뉴스1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직원들 이직률은 고강도 근무 환경에도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급여 수준'이 그 이유로 꼽힌다.

2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포스트는 엔비디아 전·현직 직원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엔비디아 직원들은 주7일, 심지어 새벽 2시까지 사무실에 앉아 있어야 하지만 회사의 후한 급여로 퇴근을 꺼린다"고 보도했다.



전·현직 직원 10명은 엔비디아 사내 회의 시간을 '가끔 고성이 오가는 위태로운 분위기'라고 묘사했다. 전직 마케팅 직원은 하루에 10번까지 회의에 참석했으며 회의마다 30명 이상이 모였다고 전했다.

직원들이 고강도 업무환경을 견딜 수 있는 건 회사에서 부여하는 '스톡 그랜트(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주는 것)' 때문이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4년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주식을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의무보유 기간이 있는 스톡옵션과 달리 스톡 그랜트는 바로 현금화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AI 발전과 함께 반도체 수요가 증대하면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2019년부터 3776% 급등했다. 지난 6월엔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르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 됐다. 뉴욕포스트는 "5년 동안 엔비디아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은 백만장자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엔비디아에서는 직원 5.3%가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하자 이직률이 2.7%로 떨어졌다. 반도체 업계 평균 이직률(17.7%)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싱가포르 로이터=뉴스1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싱가포르 로이터=뉴스1
엔비디아 전직 엔지니어는 10년간 재직한 직원들은 은퇴해도 될 만큼 충분한 돈을 갖고 있지만 기다리면 더 큰 횡재를 맛볼 수 있는 다음 스톡 그랜트가 찾아오기 때문에 더 많이 일한다고 설명했다.

또 억만장자가 된 직원들이 새로 구입한 휴가용 별장에 대한 자랑을 회사에서 서로 늘어놓거나, 티켓값이 비싼 슈퍼볼(미식축구 리그)이나 NBA(미국 프로 농구) 결승전 같은 행사를 구매하는 것도 흔해졌다고. 실제로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일부 엔비디아 직원이 수백만 달러짜리 주택에 40~60%의 계약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직원 주차장에는 포르쉐, 쉐보레 콜벳,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도 즐비하다고 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특별한 일을 하고 싶다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직원들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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