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최대 엘 샤라라 유전 /로이터=뉴스1
26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 선물 가격은 모두 3%대 급등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WTI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46%(2.59달러) 급등한 배럴당 77.4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지난 16일 이후 최고 수준인 배럴당 77.60달러까지 올랐다.
이날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간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유의미한 성과 없이 마무리되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로 중동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리비아의 생산 중단으로 공급 우려가 커진 여파로 급등했다.
26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1달 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 추이. 이날 종가는 배럴당 81.43달러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리비아의 유전 대부분은 국가안정정부가 통제하는 지역에 있지만 석유 수입과 국가 예산은 모두 통합정부가 통치하는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중앙은행에서 관리하고 있다. AFP는 "국가안정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리비아 전국 유전과 터미널의 약 90%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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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관련 물류 조사업체인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수석 석유 분석가는 CNBC에 "리비아는 하루 평균 약 12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100만 배럴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며 "리비아의 생산과 수출 중단은 세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유럽이 리비아의 공급 손실을 대체하기 위해 미국산 셰일오일을 구매하면 미국산 원유가 이번 생산 중단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바니 스타우보노 USB 애널리스트는 "현재 석유 시장 관련 최대 위험은 리비아의 정치적 긴장에 따른 석유 생산 감소일 것"이라며 리비아의 산유량이 '0'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따르면 지난달 리비아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18만 배럴에 달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리비아의 생산 중단에도 중국 경기 둔화, 주요 산유국의 산유량 확대 등을 이유로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모간스탠리는 주간 원유 시장 보고서에서 중국 등 세계 원유 수요 약화와 OPEC+(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협의체) 산유국의 공급 확대 등을 반영해 올해 4분기 국제유가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85달러에서 8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또 2025년 전망치는 기존 76달러보다 낮은 75달러로 조정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전기차 전환 등 친환경 움직임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기존의 하루 평균 120만 배럴에서 110만 배럴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