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재결합 가능성 대두..이번에는 속지 않을까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8.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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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아시스/사진=오아시스


'오아시스의 재결합 가능성이 대두됐다'

오아시스 팬들은 더 이상 이 문장을 보고 설레지 않았을 수도 있다. 매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는 루머였기 때문이다. 루머가 쌓이다 보니 어느새 15년이 지났다. 오아시스가 활동했던 기간과 맞먹는다. 올해에도 다시 재결합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속아볼까 했는데 징조가 심상치 않다. 이번에는 진짜 속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희망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25일(현지시간) 오아시스 공식 SNS와 노엘 갤러거, 리암 갤러거의 SNS에는 '27.08. 24 8 am'이라고 적힌 영상이 게재됐다. 별다른 설명이 적혀있지 않았지만, 많은 오아시스 팬들은 재결합과 관련된 중요한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앞서 BBC, 더 타임즈, NME 등 현지 매체 역시 오아시스의 재결합 소식을 전했기 때문에 기대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보도를 살펴보면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가 내년 여름 고향인 멘체스터와 런던을 방문하며 하이드 파크와 웸블리 스타디움 등에서 공연을 계획 중이라는 꽤나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노엘 갤러거(기타)와 리암 갤러거(보컬) 형제를 중심으로 1994년 데뷔한 오아시스는 '제2의 비틀스'혹은 '브릿팝의 황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의 음반 판매량은 9000만여장에 달한다. 국내에도 'Don't Look Back In Anger', 'Wonderwall', 'Champagne Supernova' 등의 노래로 잘 알려져 있다.



혜성같이 등장해 브릿팝의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오아시스는 한때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다시 부활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2009년 8월 28일 파리 공연 직전 노엘이 돌연 밴드를 탈퇴했다. 이후 리암이 해체를 선언하며 오아시스의 끝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이후 리암과 노엘은 각자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진=오아이스/사진=오아이스
오아시스의 해체는 팀의 주축이었던 노엘과 리암의 갈등에서 기인한다. 두 사람은 형제였지만, 음악적·인간적으로는 전혀 맞지 않았다. 흔히 티격태격하는 형제를 두고 '현실 형제 케미'라는 표현을 쓰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상상 이상으로 좋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부르는 것은 물론 밴드 해체 이후에는 서로 만나는 일도 없었다. 두 사람 모두 바쁜 일정을 쪼개 경기장에 들를 정도로 고향팀 맨체스터 시티 FC의 광팬이지만, 우연히 마주치는 일 자체를 극도로 피할 정도로 서로와 연을 끊었다.


오아시스의 재결합설은 밴드가 해체한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다만, 실제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먼저, 두 사람이 각자의 자신의 음악적 스타일로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굳이 오아시스를 다시 해야할 명분이 부족했다. 상업적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정적으로, 두 사람이 해체 이후 얼굴도 보지 않을 정도로 교류를 끊었기 때문에 관계 회복이라는 대전제가 성립하지 못했다. 반대로 리암이 꾸준히 재결합 가능성을 암시하는 멘트를 날렸기 때문에 잊을 만하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지 외신의 구체적인 보도, 동시에 같은 게시물을 올린 두 형제의 포스팅 등으로 인해 오아시스의 재결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았기 때문에 명분도 충분하다. 시계를 조금만 뒤로 돌려도 '오아시스가 재결합 한다'는 말에 누군가는 '매년 그러지 않냐'며 코웃음을 쳤을지도 모른다. 아마 오아시스를 열정적으로 좋아했던 팬일수록 그럴 확률이 높다. 그러나 칸예 웨스트가 고양에서 열린 리스닝 파티에서 77곡을 라이브로 부른다고 말하면 믿을 사람이 있었을까. 그런데 그 일은 실제로 일어났다. 오아시스 팬들이 이번에는 재결합 루머에 속지 않고 진정한 재결합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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