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사이언스의 '검은 신화: 오공' 플레이 영상. /사진=소니
텐센트의 야심작, 6년 간 750억원 투자'오공'은 세계 최대 게임기업 텐센트가 2018년부터 준비해 온 작품이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모티프로 한 액션 RPG(역할수행게임)다. 텐센트 출신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사이언스'가 제작하고, 텐센트는 2021년 5%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20일 PS5(플레이 스테이션5)와 스팀 버전(PC용)이 출시된 뒤 사흘만에 10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독일 게임스컴에서 플레이영상을 선보인 뒤 많은 주목을 받았다.
출시일인 지난 20일 오전 11시 스팀에서 '오공' 동시접속자는 222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 게임 배틀그라운드에 이은 역대 동접자 2위 기록이다. 올해 1월 일본 포켓페어가 내놓은 팔월드의 210만명 기록을 넘어섰다.
중국어로 도배된 '오공' 스팀 평가. /사진=스팀 캡처
정작 비 중국어권 매체 등의 반응은 엇갈린다. 서구형 판타지 세계관을 벗어난 점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타격감 등 게임성 요소에서는 박한 평가가 이어진다. 특히 고사양 PC를 사용할 경우에도 끊김 현상이 일부 발생하며 최적화에 의문을 제기하는 리뷰어들도 상당수다.
'오공'의 마케팅을 맡은 업체가 게임 리뷰어들에게 보낸 '금지사항'도 비판 받고 있다. 게임 스트리머들이 오공으로 방송할 경우 코로나19, 페미니즘, 중국 정부의 게임산업 정책 등의 주제를 언급하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된 탓이다. 프랑스 게임 스트리머 베노이트 레이니어는 지난 17일 이러한 문건을 공개하며 "15년 동안 게임 리뷰를 하면서 이렇게 부끄러운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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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신화: 오공 플레이 영상 캡처. /사진=소니
아울러 업계에선 중국 고유의 콘텐츠로 승부를 봤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주로 중세 배경의 판타지 세계관을 택해 서양식 투구를 쓰고 칼과 활로 대결하는 국내 게임의 천편일률적 콘텐츠에 대한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오공' 게임 유저들에게 서유기의 배경인 장쑤성 화과산 무료 입장권을 나눠준다거나, 중국 정부 관계자가 나서서 개별 게임에 논평하는 모습은 국내 업계의 부러움마저 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콘솔 시장에 주목해 지난해 넥슨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나 네오위즈 (21,450원 ▲450 +2.14%)의 'P의 거짓' 같은 수작들이 나온다"면서도 "중국이 정부의 전폭적 지원사격을 등에 엎고 관련 시장에서 모바일게임과 같은 '인해전술'을 펼칠 경우 업계의 중국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