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고…美 강세장, 더 간다는 4가지 이유[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7.16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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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시장의 과잉은 점점 더 분명해지고 리스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강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올들어 나스닥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올들어 나스닥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투자 블로그를 운영하는 캠 후이는 15일(현지시간) 마켓워치 기고문에서 증시에 일부 버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강세장이 더 이어질 수 있다며 4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째는 메릴린치의 전설적인 기술적 분석가 밥 파렐의 10가지 시장 규칙 중 4번째 규칙이다.

파렐의 4번째 규칙은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오르거나 떨어지는 시장은 통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래 그 방향으로 지속된다. 하지만 그런 시장은 횡보하는 것으로 (과잉이) 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증시 상승이 과도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강세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고 이에 따른 과잉은 주가가 장기간 횡보하는 기간 조정이 아니라 주가가 급락하는 가격 조정으로 해소될 것이란 의미다.

둘째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머지 않아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셋째는 증시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란 점이다.


피델리티가 1962년부터 S&P500지수와 S&P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 추이를 비교해 놓은 차트를 보면 현재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1970년대 초 "니프티 피프티"나 2000년 닷컴 버블 고점에는 크게 못 미친다.

/피델리티, 마켓워치/피델리티, 마켓워치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까지 주가가 급등했던 50개의 우량주를 말한다. 니프티 피프티는 돈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결국 버블이 터지며 급락하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S&P500지수의 선행 PER은 21.4배로 역사적 고점 부근에 도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S&P500 기업들의 PER 중앙값은 17.8배로 10년 평균 PER인 17.9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밸류에이션 상승이 대형 기술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넷째, 기술적 분석상 경고 신호는 아직 없으며 경고 신호가 나온 뒤에도 증시가 하락 반전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닷컴 버블 때 등락주선(상승 종목수에서 하락 종목수를 뺀 차이를 매일 누계해 선으로 그린 것)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5월부터였다. 닷컴 버블이 터진 것은 이로부터 10개월 뒤인 2000년 3월이었다.



나스닥시장에서 52주 최고치 경신 종목의 수에서 52주 최저치 경신 종목의 수를 뺀 차이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00년 3월 증시가 고점을 치기 2주일 전이었다.

현재 상승 종목의 수가 적어 랠리의 폭이 너무 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등락주선은 크게 떨어지지 않은 상태다. 또 52주 최고치와 52주 최저치 경신 종목의 차이는 여전히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후이는 AI 붐이 대형주에 국한돼 나타나면서 소형주에서는 과열 기미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현재 증시에서는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순환매가 증시 강세를 좀더 연장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최근 기업들의 EPS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장기 성장률 추정치가 2000년 증시 고점 때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점은 AI 붐을 고려하더라도 걱정스러운 징조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AI가 가져올 생산성 향상이나 수익성 증대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경고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증시가 아직 버블은 아니며 펀더멘털 모멘텀이 강하기 때문에 강세장이 더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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