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들였더니 '사망자 0명'…기록적 물폭탄 '군산', 이번엔 달랐다

머니투데이 김온유 기자 2024.07.1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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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폭우 피해 현장/사진제공=군산시군산 폭우 피해 현장/사진제공=군산시


전북 군산에 200년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지만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대책을 마련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6일~10일 전북 군산의 총 누적 강수량은 408mm였다. 전날(10일 오후 5시 기준)에만 17시간 동안 209.5mm의 비가 쏟아졌다. 지역에서는 1시간 강수량 기준으로 어청도 주변이 기상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146mm)을 기록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는 자동 기상 관측장비를 통해 나온 수치로 기후 통계로 인정되지 않는다. 10일 오전 1시42분부터 오전 2시42분까지 1시간 동안 군산 내흥동에 내린 131.7㎜가 기상청이 공식 집계한 강수량이다. 131.7㎜는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 기준으로 1시간 강수량 역대 최고치다. 기상관측은 1904년 인천에서부터 시작됐다. 군산에서는 1968년부터다. 군산지역 연 강수량(1246㎜)의 10%가 넘는 비가 하루도 아닌 1시간에 내린 것이다.



그럼에도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이는 2012년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엄청난 홍수피해를 겪은 이후 관련 시설을 확충하고 제도 등을 꾸준히 정비해온 결과라는게 지역 안팎의 분석이다.

군산은 지형 특성상 금강과 만경강 사이에 자리잡아 침수될 위험이 높다. 이에 군산시는 빗물을 일시 저장했다가 사후 방류시키는 저류조를 설치하고 작고 노후한 관로를 대형으로 교체하는 '도심 침수 예방사업'을 2012년부터 진행해왔다. 2020년까지 400억원을 들여 1단계 공사를 마쳤고 2030년을 목표로 470억원 규모의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주요 교차로에 빗물받이를 기준보다 추가로 더 설치하고, 침수 위험이 있는 지하차도의 경우 폭우 때 아예 진입을 막았다. 지난해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된 이유다.

다만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피해를 모두 막지는 못했다. 이날(11일) 오전 8시 기준 △산사태·토사유출 53건 △주택침수 60건 △상가침수 59건 △도로침수 72건 △수목전도 36건 △역류 9건 △기타 50건 등 총 339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일시 주민 대피는 132명, 미귀가자도 129명이나 나왔다.

이에 군산시는 폭우가 내린 직후 농경지 침수와 시설물 파손 등 각종 피해신고가 계속되자 폭우피해 예방과 복구를 위해 비상 3단계를 발령하고 전 직원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피해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전날(10일) 오전 5시부터 49개 관과소 456명의 직원을 27개 읍면동에 투입했다. 직원들은 △빗물받이·하수구 점검 527건 △기 재난피해지역 점검 353건 △산사태 등 위험지역에 대한 예찰 156건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군산시는 당분간 피해복구 현장에 지원인력을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도록 읍면동별 피해 현황과 지원 수요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조속한 시일 내에 복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을 위로하고 일상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수해복구에 전 행정력을 집중해 주민들이 하루빨리 생활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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