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패키징에 2조원대 보조금…삼성·SK도 지원 대상?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7.1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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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부 차관 "패키징 관련 R&D에 최대 16억달러 지원"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두고 중국과 경쟁 중인 미국이 반도체 첨단 패키징 분야에 2조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현재 미국에 패키징 공장을 설립 중인 삼성전자 (68,900원 ▼100 -0.14%), SK하이닉스 (156,400원 ▼3,000 -1.88%)가 추가 보조금 지원 혜택을 받을지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가표준기술연구소 소장이자 상무부 차관인 로리 로카시오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반도체 장비·재료 전시회 '세미콘 웨스트(SEMICON WEST) 2024' 연설을 통해 반도체 첨단 패키징을 위한 신기술 개발에 최대 16억달러(약 2조2166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 보조금으로 국가 첨단 패키징 제조 프로그램(NAPMP)의 후공정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선정해 프로젝트당 최대 1억5000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로카시오 차관은 "이 보조금은 2022년 제정된 반도체법에 따라 승인된 자금의 일부"라며 "기업들이 칩 간에 데이터를 더 빠르게 전송하고,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관리하는 등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혁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법은 국내 생산 촉진 등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세제 혜택 등 52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원을 골자로 한다. 지금까지 보조금 대부분은 실리콘웨이퍼 형태로 반도체를 만드는 공장에 주로 지급됐다.

그는 "첨단 패키징에 대한 R&D 노력은 고성능 컴퓨팅과 저전력 전자제품 등 수요가 높은 애플리케이션에 집중될 것"이라며 "이는 모두 인공지능(AI) 분야의 리더십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의 이런 보조금 지원은 AI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데 있어 중국보다 앞서기 위한 노력의 주요 추진력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4월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에서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를 들고 있다. /AP=뉴시스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4월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에서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를 들고 있다. /AP=뉴시스
반도체 패키징은 웨이퍼 형태로 만들어진 반도체를 자르고, 전기 배선 등을 연결해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조립하는 후공정으로 분류된다. 패키징은 그간 웨이퍼를 외부 충격이나 높은 온도과 습도 등으로부터 칩을 보호해주는 역할만 했었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의 회로 집적도를 높여 성능을 향상하는 기술이 한계에 이르자 주요 기업들은 첨단 패키징을 통한 성능과 전력 효율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반도체 첨단 패키징 시장은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시장이 주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첨단 패키징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다. 비즈니스타임스(BT)는 "아시아 기업들이 패키징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대만 TSMC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가 상당하다"며 "이는 대만 영유권 문제 등을 이유로 미국 정책 입안자들이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워 대만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

한편 로카시오 차관의 이날 발언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추가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설립하는 반도체 공장 투자 규모를 기존 170억달러에서 400억달러 이상으로 늘리고, 첨단 패키징 관련 R&D 센터와 설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에 미 상무부는 지난 4월 삼성전자에 대한 64억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원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AI 메모리용 패키징 공장을 설립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고, 2028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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