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김태형이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수훈상을 받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덕수고는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대구상원고를 4-0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후 정윤진 덕수고 감독도 김태형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다소 적은 67개의 공만 던지고 5회 초 정현우와 교체됐는데 이 점을 두고 정 감독도 미안해 할 정도의 피칭이었다. 정 감독은 "정현우, 김태형 원투펀치가 주는 힘을 무시하지 못한다. 투수 둘이 확실하니 경기 운영도 편하다"며 "사실 오늘 (김)태형이를 4회와 5회 중 언제 내릴까 고민했는데 5회 나오는 상대의 1~3번이 좌타자이기 때문에 한 타임 빠르게 교체했다"고 말했다. 함께 영봉승을 합작한 정현우 역시 "(김)태형이가 있으니까 나도 마음 놓고 던진다. 내가 없으면 태형이가 승리하고, 아니면 내가 이기면 된다. 이래서 팀에 (확실한 선발) 2명이 있는 게 좋은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덕수고 김태형이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대구상원고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전남 화순초-화순중 졸업 후 덕수고로 전학 온 김태형은 키 186㎝, 몸무게 91㎏의 큰 체구로 최고 시속 152㎞(비공식, 공식 대회는 151㎞)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투수다. 두 개의 슬라이더와 커브 그리고 스플리터를 안정적으로 구사해 올해 KBO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상위권 지명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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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말리그에서 청원고를 상대로 9이닝 노히트노런으로 화제가 됐고, 정현우와 함께 역대 최강으로 불리는 덕수고를 이끌고 있다. 올해 덕수고는 전국대회 16회 우승의 명장 정 감독조차 "2013년(전국대회 우승 3회)에도 좋은 멤버가 있었는데 그 친구들보다 더 강한 것 같다"고 극찬할 정도로 전력이 탄탄한 팀이다.
신인드래프트 지명을 앞둔 올해도 시작이 좋다. 올해 김태형은 12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 38이닝 10사사구 52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66으로 고교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김태형은 "내 장점은 마운드에서 많이 긴장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내 공을 던진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다"며 "롤모델도 KT 위즈의 박영현 선수다. 박영현 선수가 위기 상황에 올라가도 자신감 있게 직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프로에 가면 선발 투수를 해보고 싶지만, 뭐든지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KIA와 양현종을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소년이 어느덧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끝까지 방심할 생각이 없다. 김태형은 "KIA 야구를 보다가 멋있어서 동네 야구부터 시작했다. 양현종 선수를 제일 좋아했다"며 "올해 제일 큰 목표는 다치지 않고 청소년 대표팀에 뽑히는 것이다. 구속도 지금보다 조금 더 끌어올려서 155까진 던져보고 싶고 전국대회 우승을 하나 더 해보고 싶다.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최대한 높은 순번에 뽑혀 1라운드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