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AFPBBNews=뉴스1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이 함께 폐지될지도 관심사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 내에선 2% 물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마이너스 금리와 함께 YCC도 철폐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증시 부양' 상장지수펀드(ETF) 매입도 끝?일본은행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정책에 변화를 줄지도 관심 사항이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연설에서 ETF 매입 정책에 대해 "물가 목표 달성이 가시화하면 중단하는 게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행이 ETF를 매입한 건 2010년 12월부터인데, 중앙은행의 주식 매입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었다. 연간 매입 한도도 세 차례에 걸쳐 6조엔(약 53조6400억원)까지 늘렸다. 주로 토픽스지수가 2% 넘게 떨어질 때 ETF를 매입했는데, 사실상 일본은행이 증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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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일본 증시에서 일본은행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다다랐던 2월 말 기준 일본은행이 보유한 ETF 시가총액은 71조엔으로, 미실현 차익만 34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지난 11일 토픽스지수가 2% 넘게 떨어졌는데도 일본은행은 ETF 매입을 보류하며 정책 변화 가능성을 띄웠다. 치바긴자산운용의 모리타 준 리서치 총괄은 로이터에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고 물가 상승률이 일본은행의 목표에 부합하는 상황에서 ETF를 매입하지 않았다는 건 증시 부양이 일본은행의 우선순위에서 밀렸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추가 인상 속도가 관건… 환율·증시 요동칠까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시장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에 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향후 정책 방향과 속도를 어떻게 시사하느냐에 따라 환율과 증시가 출렁거릴 수 있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 1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 후 "당분간 매우 완화적인 금융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인하진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금융권에선 일본은행이 올해 단기금리 0.25% 수준을 목표로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선 상징적인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추가 금리 인상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신중한 기조가 감지된다. 급격한 금리 인상은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일본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을 늘릴 수 있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로 향하는 가운데 우에다 총재가 이번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다면 미·일 간 금리 차이 축소를 의식해 외환 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상승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수출주 중심의 일본 증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본은행이 ETF 매입까지 중단한다면 지난해부터 강하게 반등한 일본 증시의 저력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반대로 일본은행이 완화적 정책을 지속한다는 데 방점을 둔다면 시장은 되레 엔저로 갈 수도 있다. 마이너스 금리나 YCC 종료는 상징적 조치라 실제 정책 방향에 큰 변화가 없다면 엔·달러가 150엔을 다시 돌파할 수 있단 전망이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149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 당시보다 약 30% 오른 것으로,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그만큼 떨어져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