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인데 "양가 홀어머니 모셔야"…딩크 고민하는 예비부부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24.03.0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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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 소득 1억원인 부부가 노후 준비 안 된 양가 부모님을 책임져야 할 때, 자녀까지 여유롭게 기를 수 있을까.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4일 '결혼 후 딩크 여부 너무 고민돼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올해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딩크족으로 살지 말지가 너무 고민돼서 글을 남긴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30대 초중반인 A씨와 A씨의 예비 신랑은 각각 연 소득이 5000만원 정도 된다. 합치면 약 1억원이다.

여기에 두 사람 모두 노후 준비가 안 돼 있는 홀어머니가 계신다. 각자 형제자매가 있지만 사실상 이들 예비부부가 가장 노릇을 하는 상황.



둘 다 부동산 투자 등에 관심이 크게 없으며 사정상 크게 모아 놓은 돈이 없어 지방에서 전셋집으로 신혼을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다.

A씨는 "딩크족을 생각하는 이유의 90%는 경제적인 부분"이라며 "딩크족으로 산다면 집을 안 사도 되고, 둘이 지금처럼 번다면 경제적인 압박 없이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반면 "아이를 낳는다면 집을 사야 하고 집 대출금과 육아 비용, 각자 어머니 생활비와 추후 병원비까지 감당하려면 맞벌이해야 할 텐데 이때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다"는 게 A씨의 얘기다.


그는 "그런데도 고민 중인 이유는 막상 아이를 낳으면 행복할 것 같아서"라며 "지금 15살인 노견을 키우고 있는데 이 강아지 덕분에 너무 행복하다. 예상하건대 개를 키우는 게 10만큼의 손해와 100만큼의 행복을 준다면 아이 키우는 것은 100만큼의 손해와 1000만큼의 행복이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아이를 낳으면 행복할 것 같지만 경제적인 압박을 평생 겪게 될 것이고, 아이를 안 낳으면 둘이 여유롭게 살면서 육아 비용으로 양가 어머님들도 챙겨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사실상 마음은 80% 정도가 딩크족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혼하신 분들과 딩크족으로 사시는 분 중 저와 비슷한 상황인 분들의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누리꾼들의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의 의견도 갈렸다. 양가 어머님들에 대한 부담을 덜고 아이를 낳으라는 의견과 경제적 어려움을 대물림하지 말고 딩크족으로 살라는 조언이 맞섰다.

한 누리꾼은 "양가 어머님들이 소일거리라도 구해서 경제활동을 하시도록 하는 게 어떠냐"며 "확고하게 딩크족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나이 들어 아이를 낳고 싶어질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경제적인 압박을 아이에게 주는 게 걱정된다면 안 낳는 게 맞을 것 같다"며 "본인이 행복해지자고 낳은 자식이 불행해진다면, 자식은 무슨 죄인가"라고 댓글을 달았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전국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장래인구추계 상 올해는 이보다 더 떨어져 0.6명대로 내려올 전망이다. 작년 4분기 합계출산율은 분기 기준 처음 0.6명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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