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2만 'K-브레인', 글로벌 R&D의 '키맨'되려면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4.01.1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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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년기획]⑧K-브레인 유출, 위기를 기회로
'R&D 국제협력' 활성화, 선결과제는

편집자주 인구구조 급변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국가적 난제로 떠올랐다. 50년 뒤 학령인구는 현재 대비 3분의1 수준(약 280만명)으로 이공계(理工界) 인재 부족이 심각할 전망이다. 한국이 1962년부터 30년간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고도성장기를 보낸 원동력은 바로 '인적 자본'이었다. 하지만 최근 30년간 인구감소와 저성장 늪에 빠져 국가 미래는 절체절명 위기를 맞았다. 국가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신(新) 이공계 두뇌 육성책'을 모색한다.

전세계 2만 'K-브레인', 글로벌 R&D의 '키맨'되려면


전세계 한인 과학기술인이 2만명을 넘는다. 14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전세계 19개국에서 2만여명의 한인 과학기술인이 활동 중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이들을 지원해, 정부가 강조해 온 R&D(연구·개발) 국제협력 활성화의 '키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세계 한인 과학기술인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열린 '세계한인과학기술인대회'에서 공동선언문을 통해 △'K-디아스포라(재외 정착 해외동포) 과학기술 강국' 도약을 위해 한인 과학기술인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기술패권경쟁을 넘어서기 위해 과학외교를 강화하고 국내·외 과학기술인과 기업과의 기술 교류 등 산학연 협력에 노력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해외 한인 과학기술인 중심의 '과학 아타셰(Attache)' 제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신성철 과학기술협력대사는 지난달 19일 '2023 과학기술외교포럼' 기조 발제에서 "정부의 과학기술 외교가 성공하려면 해외 한인 과학기술인들을 접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타셰는 전문 분야를 담당하는 외교관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로, 과학 아타셰는 과학기술 외교를 전문으로 하는 과학정보담당관을 의미한다. 신 총장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는 미국을 비롯해 19개국에서 과학기술자협회가 활동 중이다.



다만 이 같은 청사진을 현실화 하기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관련 법제 미비가 대표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달 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행 과학기술 국제협력 관련 법령은 외국 연구기관 참여를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은 외국 연구기관이 우리 정부 R&D 과제에 참여할 수 없게 한다. 현재 논의 중인 입법 대안은 외국 연구기관('외국 법령에 따른 법인 중 필요 기관')도 정부 R&D 과제에 참여 가능하도록 넓혔지만, 이 역시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KISTEP)은 지난해 말 발간한 '과학기술정책 브리프'에서 "국제협력 R&D 예산은 대폭 확충됐지만, 사전 전제로서의 제도개선 준비는 미진하다"며 △관련 법률의 조속한 제·개정 및 실무 가이드라인 정비 △회계 등 국내 사업기준과 계약조항 적용의 명확한 규정체계와 모범례 정립 △연구 종료 시 감사과정에서의 보호조치 마련 △국제과학기술협력 총괄 거버넌스 정비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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