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플랫폼 가치, 객관적으로 측정할 연구 필요해"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3.12.11 16:07
글자크기

디지털플랫폼 정책포럼 23년 최종보고회

김경은 KISDI 연구위원이 11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2023년 디지털플랫폼 정책포럼 최종보고회'에서 류민호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교수의 '플랫폼 경제측정 : 자국 플랫폼의 가치' 연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생중계 갈무리김경은 KISDI 연구위원이 11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2023년 디지털플랫폼 정책포럼 최종보고회'에서 류민호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교수의 '플랫폼 경제측정 : 자국 플랫폼의 가치' 연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생중계 갈무리


자국 플랫폼이 국가 경쟁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의미와 중요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터넷 주권과 데이터 경제 패권 등 다양한 측면에서 토종 플랫폼 보유가 필요한 시점에 그 중요성을 증명할 체계적인 데이터나 분석 근거가 없다는 의미다.

김경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은 11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2023년 디지털플랫폼 정책포럼 최종보고회'에서 자국 플랫폼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에 대한 조사가 단발적·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며 "특히 EU(유럽연합)나 미국과 달리 한국은 자국 플랫폼이 건재해 객관적인 가치 산정에 대한 요구가 있다"고 강조했다.



류민호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교수의 '플랫폼 경제측정 : 자국 플랫폼의 가치' 연구를 대신 발표한 김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 경제 △인터넷 주권 및 데이터 경제 패권 △문화 주권 △자국 언어 콘텐츠(데이터) 확산 등 측면에서 자국 플랫폼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자국 플랫폼이 막강하면 글로벌 플랫폼도 우리나라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하고, 우리를 무시하지 못한다"며 "구글이 생성형 AI(인공지능) 바드(Bard)가 영어 다음 언어로 한국어를 최우선 지원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데이터와 AI가 결합하면서 다양한 산업 경쟁력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데이터 보유·미보유 기업 및 국가 간의 격차가 커진다"며 "자국 플랫폼이 데이터 경제 패권을 쥘 수 있는 키(Key)"라고 강조했다.



유럽은 특히 미국 플랫폼을 대체할 자국 플랫폼 육성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2005년 프랑스와 독일이 유럽형 검색엔진 '콰에로(Quaero)' 개발을 추진했던 것과, 최근 영국이 브릿GPT(BritGPT)라는 자국 LLM(초거대 AI 언어모델) 개발을 추진 중인 것도 디지털 패권을 지키기 위함이다.

김 연구원은 류 교수 연구가 기존에 진행된 자국 플랫폼 가치 측정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며 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자국 플랫폼을 자본과 기술의 국적으로 조작적 정의를 하는데, 연구에 따라 본사의 소재나 조세 기준 등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플랫폼의 양면 시장과 간접적 네트워크 등 특성으로 변수가 많아 경제학적으로 모델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국가 차원에서 자국 플랫폼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국 플랫폼을 가진 나라가 그리 많지 않아 우리가 활용할 만한 기존 연구가 없다"면서도 "네이버나 카카오 등 자국 플랫폼을 가진 우리로서는 데이터나 분석이 부족하면 설문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라도 지속적으로 자국 플랫폼 가치 측정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최종보고회에서는 포럼이 연구해 온 △신기술과 플랫폼 생태계 △플랫폼과 데이터 △플랫폼 경제 등 3가지 핵심 의제에 대한 논의 결과가 발표됐다. 국내 플랫폼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이병준 고려대 교수, 황용석 건국대 교수, 한국소비자연맹이 과기정통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생성형 AI가 디지털플랫폼과 만나는 지점에 있어 새 정책 과제로 어떤 것이 있는지, AI 관련 진흥 규제와 디지털플랫폼의 자율규제 등 좋은 이야기를 나누며 신속하게 정책 입법에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TOP